단 풍

by 시인 화가 김낙필





몸 뜨겁게 불사르고 지는 그대가 부럽소

욕망에 얽매여 누추하게 늙어가는 나는 부끄럽소

나무로 태어났으면 좋았을걸

사람으로 태어난 게 실수였오


늦은 오후

창밖 풍경을 넋 놓고 바라보며 앉아있오

그대는 붉게 물들어가고

나는 그저 초점 흐린 눈으로 그대의 화려한 자태만

홀린 듯 바라보고 있오


내 가을은 그저 쓸쓸하기만 한데

그대의 계절은 마냥 화려하고 찬란하구려

부럽소

남은 불 잘 태우고 가시오


나는 그저 겨울로 가는 마차를 기다리며

그대를 바라보고만 있을 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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