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인 화가 김낙필 Nov 30. 2022

속으로 부는 바람





가슴속에는 마음이 있고
여울목이 있고
팽나무가 있고
두 갈래 길도 있다
파도가 치고 바람도 인다

가슴 두드리며 절규하던 설움이 있고
떠나보낸 恨도 서려있고
못 이룬 사랑의 상처도 스며있다
가슴은 무저갱 우물처럼 그 깊이를 알 수 없다

가슴에 새긴 벽화처럼
사연이 넘쳐흐르고
유성이 지나던 밤과
초설 내린 새벽과
한낮의 뙤약볕 그늘처럼
온화한 쉼터이길 소원한다

오늘 마음이 일어
숨겨둔 꽃즙을 꺼내 새끼손가락에 봉숭아 물을 다시 들인다
속으로는 여전히 찬 북풍이 불고
송곳 날 같은 바람과 마주하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忘      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