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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Dec 04. 2022

나의 사랑, 나의 연인





잘 계신가요

옛사랑 연인이여

우리가 좋아했던 소낙비 여름은 전설처럼 갔소이다

빨간 우산도 잃어버렸소

남은 건 깔깔 웃던 우리 웃음소리뿐


이젠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세월이 흘렀소

당신 모습도 안개꽃 같소

나의 모습도 이젠 물안개 닮아가오

다 흐릿하지만 기억만은 또렷이 남아있오

나의 사랑 나의 연인 이시어


간밤에 겨울비가 내리더니

동장군이 찾아왔소

은자당 사모께서 때 아닌 동지 팥죽 한 그릇을 내어 주셨소

새 알만 남겨두고 맛나게 다 먹었소

새 알은 식량으로 남겨 두었소


내 후년이면 내 나이 백 살이오

그래도 한두 해는 더 살다 가고 싶소

그동안 그대 생각이 더 날 것 같소

살아는 계시오?

나처럼 어디든 살아 계셨으면 좋겠소


백 살이 가까우니 바라는 게 없어지오

죽기 전에 한번 봤으면 하는 소망이요

아니, 그냥 해 본 소리요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이겠오


북풍이 춥소

두둑이 껴입고

몸 간수 잘하시오

오늘 눈이 온다고 했는데

창밖을 아직 내다보지 못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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