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인 화가 김낙필 Dec 22. 2022

겨 울   행 성






영하 13도의 날씨는 쾌청하다

고가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들의 목적지가 궁금하다

다들 움직여야 사는 세상이니

바람부나 눈이 오나 움직여야 한다


푸른 송림 사이로 차들이 지나간다

계속되는 강추위로 겨울 바닷가도 얼었다

섬도 얼었다

수평선과 멈춘 고깃배의 포구가 침묵하고 있다

바람은 아직 자고 있다

진로는 북에서 남으로 순항 중이다


공항으로 가는 길은 얼었다

비행기 바퀴도 얼었다

선박이 얼고 부두도 얼었다

사람들의 발만 부지런히 움직인다

마부는 말의 여물을 잘게 썰어 입에 넣어줬다

역마는 긴 행로를 준비 중이다


빌딩 숲 사이로 마차가 간다

겨울과 가을이 뒤 섞는 사이

어느새 멀리 행성이 보인다

매거진의 이전글 칭칭 감겨서 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