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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Feb 04. 2023

나는 아직도 목마르다





아직도 사랑하는 이가 있다는 것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찻잔처럼 식어버린 몸뚱이에 아직 잔불이 남아 있다는 건 행운이다

바람이 불면 활활 타오를 유액이 남아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황량한 겨울 한복판 이어도

따듯한 가슴이 살아있어 다행이다


오늘은 봄이 들어선다는 입춘이다

부디 나를 부추겨 푸르게 잎을 피우게 하고

꽃을 피우게 하고

융성한 나를 만들어주길

희망한다


미닫이 문 너머로 오는 발자국 소리는

봄의 소리인가

님의 소리인가

사랑은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길처럼

철길 따라오는 것이니

나를 그 길로 인도하시라

나는 아직도 목마른 목자이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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