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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오후
약 속
by
시인 화가 김낙필
Feb 2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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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를 수없이 때리는 파도는
제 힘으로 때리는 것이 아니다
새와 바람과 물고기들의 힘이다
테트라포드가 매를 맞고 서 있는 포구에
장대 같은 폭우가 쏟아진다
노포가 불을 밝히는 저녁 방파제 물새 한 마리 비틀거리고
성난 파도는
사람 사는 마을까지 넘 본다
폭풍은 해안가를 가로질러
고성 쪽으로 북상한다
빗줄기가 장대처럼 굵다
우비를 때리는 비의 매가 아프다
주문진에서 안목항까지 걷는다
이 정
도 몸뚱이는 날아가버릴 듯 매섭고 위태롭다
왜 하필 안목해변 카페 '키크러스'에서 만나기로 했을까
나는 왜 폭풍우 속을 걸어가고 있을까
약속은
설레이고 경이롭고 견고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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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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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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