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향기 흩날릴 때 죽자

by 시인 화가 김낙필





죽자

만물 꽃으로 피어날 때 죽자


화엄사 흑매 높이 필 때

나는 그 하늘가지 끝에서 떨어져 죽자


바람 불어 쌍절리 매화 잎 분분히 날릴 때

섬진강을 넘는 봄 햇살로 죽자


봇물 터지듯 아우성치는 하동포구 봄

나는 죽은 듯 숨을 죽인다


매실동이 뒤뜰은 아직

추운 잔설이 남아있어 춥지만

지금이 딱 죽기 좋은 때


아파 죽지 말고

봄향기 흩날리는 지금 낙화처럼 죽자ᆢ<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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