他 人

by 시인 화가 김낙필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습니다

바다 건너 있는 도시를 인근 마을처럼 드나들 수 없으니 말입니다

십 수년 동안 소식을 끊고 살았으니

살았는지 죽었는지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일이지요


그러다 세월 가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떠나버리면 그걸로 끝인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잊혀질 인연일 줄 알았습니다

사람의 길은 바람 같으니까요


다시는 못 뵈올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불쑥 나타나면 안 되는 일이지요

당신을 보는 일은

이 겨울에 봄 같은 일입니다

다시 지난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일이지요


잔잔한 호수에 돌팔매가 왠 일입니까

다시는 못 볼 풍경을 보고 있습니다

오던 길로 돼 돌아갑니다

그대도 못 본 척 지나쳐 주시기를 앙망(仰望)합니다


다시는 마주치지 않기를 소원합니다

우린 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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