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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오후
사 평 역 의 봄
by
시인 화가 김낙필
Apr 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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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봄은 몇 번이나 더 올까
막차 탄 사람들은 종착역을
궁금해한다
연탄불에 밴댕이
구워 먹던 시절을 회상하는 사람들은
사실 봄이 오는 것이 두렵다
꽃은 지기 때문이다
9 호선에도 사평역이 있다
눈 퍼붓는 역사 안에서
석탄 난로에
둘러앉아 두런두런 밤을 밀어내던
그 사평의 방랑자들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종착역에 거의 다다랐을까
거긴 어디쯤일까
서러워하며
다가올 봄을 셈하지 마라
사평 살 때가 좋았느니라
길 건너 추어탕 집에서
어리굴젓에
소주 한잔 걸치고
뉘엿뉘엿
터미널로 내려오면 갈 곳이 사방 천지였다
목포, 여수, 삼천포, 부산, 통영
어디든 갈 수 있었다
먼 사평에는 사시사철 눈만 내리고 기차는 오지 않았다
우리 동네 사평역에는 봄이 와 이른 산수유가 핀다
목련도 피고 진달래도 피고
개나리도 지천이다
그럼
뭐 하냐
갈탄 때던 사람들은 다 죽고 없는데
기름값이 비싸서 온방도 끊고 솜이불 쓰고 사는 사평 사람들아
봄을 기다리지 마라
안 온다
영영 봄은 안
올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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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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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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