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꽃물

봉숭아

by 시인 화가 김낙필



꼬박 1박 2일을 공 들였더니

봉숭아 물이 잘 들었다

남들은 뭐라 해도 나는 이 자연 친화적 물색이 좋다


튀지 않게 오른손 엄지 손가락

왼손 새끼손가락만 물을 들인다


야쿠르트 아줌마가 알아본다

"어머, 봉숭아 물이 잘 들었네요"

"네, 명반 섞어 찧어서

냉동실에 얼려 놓고 일 년 내내 들입니다"

"아, 그러시구나"


나도 궁상맞게

내가 왜 이러는지는 잘 모르겠다

전 생에 이 꽃물과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