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시인 화가 김낙필
Dec 01. 2024
아직도 청산하지 못했습니다
남은 감정이 아직도 어딘가에 머무르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미련도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기억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계속 덧없는 꿈을 꿀 것 같습니다
나는 솔직하지도 못하고
용감하지도 못합니다
용기도 없고 옹졸합니다
그러니 전하지 못한 말들이 너무 많아서 힘듭니다
이대로 살다가 죽는다면 안타깝고 억울하겠지요
가을은 유독 추억이 되살아나고
그리움이 더 하는 계절인 듯싶습니다
고요와 인내와 기다림과 꿈은 아무 소용이 없겠지요
그 집 앞에 나무처럼 서있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나무로 서 있고 싶습니다
바람이 불면 흔들리고
단풍 지면 낙엽으로 구르고 싶습니다
한 번이라도 마주치면 여한이 없겠습니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물끄러미 서 있다 조용히 오는 그 집 앞에서는
고백 따위가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북풍부는 겨울 문턱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