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시인 화가 김낙필
Dec 07. 2024
어디엔가 숨어서 우는 자리에는 상처가 있다
긴 세월 살아가며 다친 곳에는 옹이가 박히고
감각 없는 영혼이 잠들어 생긴 벽화처럼 은허 하다
오늘을 산다는 일이 의미가 없어져 버리고
만사가 범사가 되어버린 시간들이 퇴적물처럼 쌓인다
쓰레기가 되어가는 세월
그 한가운데 떠도는 영혼들은
갈 곳이 없다
버뮤다 삼각지의 입구가 어딘지 알고 싶다
현재와 과거들이 뭉쳐 자유롭게 떠 다니는 곳
현재와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그 동네가 부럽다
그곳에 떠도는 물상들이 부럽다
어딘가에 중력이 사라진 곳
시공이 없는 곳
나의 육신의 무게가 사라지는 곳은 어디 일까
상처의 무게가 소멸하는 곳을 찾아 헤맨다
무허의 세상 그곳
상처 없는 삶은 없으니
명줄은 늘 운명의 칼날 위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