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은 찻잔

by 시인 화가 김낙필


뜨거운 것은 다 식습니다

물론 것도 다 녹지요

뜨겁게 타오르다 차갑게 식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얼어붙은 계절도 봄이 오면 녹아내리고 언 땅에서 꽃이 다시 핍니다


차가운 찻잔을 앞에 두고 갈 곳 몰라할

귀로는 늘 쓸쓸합니다

해마다 계절이 바뀌는 길목에서 서성입니다


식은 찻잔의 의미와

한 때 타오르고 식어 가고 어는 것에 대하여 사유합니다

무상한 일이었습니다

사는 것이 그러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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