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이 옷을 벗어도
먼 하늘에 구름이 높아져도
바람이 떡갈나무 잎을 흔들어도
마지막 호박꽃이 시들어도
계절은 아무 말없이 오고 간다
사람이 오고 가는 일도
계절과 닮아서 비가 오고 눈이 오는 시절 안에 있다
아무 일 없기가 하늘에 별 따듯 어렵지만
시공과 친해지면 다 무상한 일이 된다
아무 일 없기를
무상하기를
적막하기를
무심하기를
멀어도 먼 길 돌아가기를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