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잊혀진 계절을 기억하시나요
이 계절이 오면 가슴이 저려옵니다
쓸쓸했던 그 겨울 한복판에서 그대를 만났었지요
만나면 헤어지는 수레바퀴 같은 윤회의 순리 앞에 망연해집니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더욱더 애가 타고 절실했습니다
사위가 어두워져서 곧 눈이 내릴 것 같습니다
그럼 그곳으로 달려가야지요
행여 당신이 그곳에 있을 것 같아서지요
수억 겁의 緣이 내세에서의 만남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일이겠습니까
누군가 사람의 등이 두 개라 했죠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슬프고 아련합니다
그 두 개의 등이 가물가물 멀어져 갑니다
평생
쓸쓸했던 등, 따듯했던 등, 차갑고 무거웠던 등, 콘크리트 벽 같았던 등ᆢ
나 말고 등에 난 상처들은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