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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오후
개 망 초
by
시인 화가 김낙필
Mar 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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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사랑한다고 말해줬던 사람은
없었다
내가 사랑한다고 말했던 사람은
평생 입을 다문채 대답조차 없다
삶이 흘러갔다
아무도 내게 신경 쓰지 않았고
거들떠보지 않았으므로
덧없이 가버렸다
전율조차 느껴보지 못한 채
배가 고프듯 늘 사랑을 갈망하며 살았다
풍경처럼 사랑이란 존재는
늘 멀게만 느껴져서
풍경 소리만도 못한 울음을 울며 살았다
어느 가을 저녁 불량소녀 헤레나가
내 집 앞을 지나가며 휘파람을 불었다
나는 창문을 닫아 버렸다
몇 번인가 돌멩이가 날아와 창문을 때렸다
그 이후로 마음의 문도 닫아 버렸다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느낄 전율을 상상한다
그러나 잠시 스쳐가듯 모든 것은
이내 잊혀지고 만다
사랑받지 못한 자는 불행하다
수많은 사랑 중에 선택받지 못한 자는
좌절한다
노트르담의 꼽추처럼
이루지 못할 사랑이라도 괜찮은데
개망초여
너는 누굴 위해 피었는가
안개 언덕에 피어나서
누굴 반기려고 흐드러지게 피었는가
한바탕 소낙비 지나간 뒤 수만리 향기로 날아가서
벙어리 냉가슴 처럼 무던히 피어 주렴
벙어리 꽃
사랑밖에 모른다고 주절대지만
어느 누구도 그 흔한 눈길 한번 주지 않네
사랑에 고파서 혼절하고 목을 매네
안개비에 젖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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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개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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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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