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마법에 걸린 오후
관 계
by
시인 화가 김낙필
Jul 9. 2021
아래로
깊은 관계냐고 누가 묻는다
아니라고 했다
남녀 사이에 깊은 관계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안다
깊고 은밀한 부분은
그것 말고도 있는데
상처 라든가 마음 이라든가 언약 이라든가
누구에게는 가장 얕은 곳인
그곳은
존엄하지도
않고
신성하지도
않은 이름
성기일 뿐이다
단 한번, 새 생명을
잉태하기 위해 빌릴 때 말고는 아주 가벼울 수 있는 그곳을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깊은 곳이라고 명명한다
진정 깊은 관계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관계가 아닐까
서로를 배려하고
보듬을 수 있는 관계
같이 잤다고 관계가 깊어지는 거은 아니다
열락의 도시,
욕망이란 전차를 타고 사는 우리는
성을 더 이상
신성시하지는 않는다
지나가는 놀잇배처럼
즐기는 여흥의 수단일 뿐이다
깊은 관계냐고 누가 또 묻는다
이번엔 그렇다고 했다
가장 힘들었을 때
나를 지켜주고 도와주고 위로했던 관계이므로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이므로 그렇다고 했다
남녀 관계에서 우정이란
있을 수 없다고 하지만
있다ᆢ
욕정을 배제하면
친구 같
은 오랜 우정도 탄생할 수 있다
남녀 간의 깊은 관계란 진정
그거 빼고는 없는
것 일가
사실 우린
깊은 관계도 안 깊은 관계도 아니다
그저 서로를 의지하고 위로하고 농담하는 사이
오래된 친구일 뿐이다
누가
물어올 때
진정 사랑하는 사이라면
깊은 관계라고
해야 한다
즐기는 사이일 때는 얕은 관계라고
해야 할 것이다
keyword
생각
사고
19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팔로워
395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밤 , 소 리
58년 개띠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