暴 雨

by 시인 화가 김낙필





언제 한 번은 쏟아내야 할 말들을 품고 산다

그 끝의 희열 한 번으로

너무 아쉬울 것 같아서

감추며 산다

넘쳐나는 비열한 언어들로

피 튀기는 혀의 나라

말이 죽어서 똥이 되고

정육으로 논하는 나라

... 에서 할 말을 잃고 산다


영혼이 쉴 곳 조차

마땅찮은 거리에서

달랑 깡통 하나 놓고 엎드려

삭신 위로 떨어지는 동전처럼

가물거리는 별 똥으로 산다

어처구니없이

죽었거나 산 사람 흉내를 내며


제각기의 목숨들은

나름대로 살아 있다는 표시로

숨을 쉰다

숨통을 벌렁거린다고

살아 있는 것은 아닌데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한다

이쯤에서

해야 할 말들을 쏟아 버려야 한다

단 한 번의 쾌락을 위해서라도



타워크레인 위

미끄러지는 것인지 아니면

날아오르려 하는 것인지

장대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

목숨이 명줄을 거뒀다

파리 날갯짓처럼 파르르 떨다가

잠깐 사이에 말문을 닫아 버리고

해야 할 말들은 죽은척하며

명징한 노래가 되어 흘러내렸다

조회 시간에

아이들이 조잘거리는 노래처럼


"사노라면

사노라면 언젠가는".. 하는

유행가 가사처럼

쏟아내는 언어는 다시 폭우로

갈 길을 잃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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