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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오후
生 의 履 歷
by
시인 화가 김낙필
Oct 1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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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간신히 넘어가는 듯하다
전 생은 어땠는지 잘 모르겠고
다음 생이 온다면 좀 더 현명한 삶을 살고 싶다
사람의
생이라는 게 각자 다 달라서
만사가 다르고 다양하다
다음번엔 좀 더 치열하게
살고 싶다
미워한 사람에게 죄송하고
사랑한 사람에게 송구하다
별 볼일 없는 사람 눈에 띄어서
인연다운 인연도 아니면서
가슴에 멍과 티로 남겨져 미안하다
방약무인(傍若無人)으로
한
치 앞을 모르고 살다가
종착역이 가까워지니 후회가 남는다
지금이라도 새로운 무엇인가를
시작할 수 있을까
늙은이가 할 일은 별로 없다
시간을 세월에
송두리째 빼앗기며 헛되게 살고 있다
어느새 단풍이 들고 잎새들이 떨어진다
나무의 생은 저리 단순한데
사람의 생은 변화무쌍하다
가을
나무 밑에 앉아서 지나온 생을 회상한다
까마득히 지나간 먼 날들이 눈에 들어오고
까무룩 하
게 가는 길이 멀어진다
러시아 갱들은
지나온 삶의 이력을
온몸에 문신으로 새긴다는데
나는
새겨 놀 문신도 없다
아, 나도 저기 저
나뭇잎처럼 지고 마는가
길가에 낙엽 밟기가 두려워지는 요즘
가을
비
오는 소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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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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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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