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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by 시인 화가 김낙필




낯선 도시,

어느 골목 노점에서 만난 그

반지를 사랑했다

지구촌 곳곳을 돌며 수많은 반지를 만났다


사람에게 반지를 주고

강물에 반지를 던질 때까지 그를 사랑했다

반지가 하나 둘

강물에 빠질 때마다 가슴이 쓰리고 아팠다

지구별을 반 바퀴 돌고 나서야

반지의 숨은 의미를 알았다

반지는 이별이라는 것


낯선 거리를 돌아다니며

반지를 다시 또 만난다

바다를 메워 산이 될 때까지

호수가 말라 들판이 될 때까지

반지를 사랑한다

그 이별은 더욱 사랑한다


한순간 스쳐가는 그대를 깊이 사랑한다

오래 사랑하지 못하는 이유도 잘 안다

반지는 이별의 징표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누구시길래 오늘도

그 머나먼 길을 돌아

내게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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