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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한 장이 날 따라 버스를 탔다

by 시인 화가 김낙필





울지 마라

울면 뭐하랴

다 지나간 세월

돌이킬 것도 없다


그냥 앉아있다

먼 곳을 바라보며 있다

밀물이 발목을 적시더라도

갈매기 나르는 곳 저 편이 포구

주막에 등 켜지면 저녁

어귀에 그렇게 앉아있다


세월이 갔다

나도 따라 흘러갔다

고춧대 세운

까마귀 우는 들판으로 무서리 내리고

갈기갈기 찢기 운 소매자락 펄럭이며

겨울 허수아비가 운다


세월아 네월아 붙잡지 마라

이제 너보다 내가 앞서 가리니

너는 천천히 따라오려무나

침묵하려무나


울지 마

자꾸 울면

흘릴 눈물조차 마르고

목울대마저 아프려니


낙엽 한 장이 날 따라 버스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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