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만에 느껴보는 통증이었다. 새벽에 눈을 떴는데 팔과 어깨를 누가 짓누르는 것 같았다. 알싸한 감각에 몸이 천근만근, 일어나면서 억 소리가 절로 났다. 근육통이라니. 어제 아침, 저녁으로 운동을 다녀온 후폭풍이 오긴 오는구나. 멀쩡하다고 생각했는데 예고 없이 찾아온 아픔에 컴컴한 어둠 속에서 혼자 끙끙 앓았다.
근육통이 있을 때는 가벼운 유산소로 몸을 풀어주라고 하던데, 추운 바깥을 달릴 자신은 없어 그냥 복싱장에 나갔다. 조금 천천히 줄넘기를 하고 동작에 힘을 주기보다 횟수를 늘리려고 했다. 마무리 체력운동은 암워킹만 가볍게 해주었다. 근육이 조금 쉬면서 만들어질 시간을 갖기로 했다. 내일은 기운 없는 목요일이니 기력과 기세를 조금 아껴두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육통을 가져다준 장본인인 상체 근력 운동의 어려움을 느낀다. 하체는 그냥 스쿼트만 꾸준히 해줘도 될 것 같은데 푸쉬업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나는 상체 운동 루틴을 모른다. 복싱할 때 양팔을 앞으로 뻗는 것 정도 꾸준히 하니 팔근육이 조금 붙긴 했지만 가슴과 등으로 이어지는 상반신 전체 근육을 발달시키는 법은 아직 모르겠다. 팔목이 꺾일 것 같고 팔이 부들부들하고, 무엇보다 안쓰던 근육이라 통증이 남는 게 싫어서 많이 연습하지 않았던 운동이다.
“푸쉬업 한번만 보여주라” 남편을 졸라 두 팔로 지탱해 내려가는 모습을 봐도 따라해지지가 않는다. 심으뜸 영상을 보니 벽을 대고 서거나 무릎을 대고 버티는 연습을 먼저 하라고 하는데, 이걸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저렇게 온전한 팔굽혀펴기를 할 수 있겠거니 희망을 가져본다. 영화에 보면 감옥에 가서 체력을 기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푸쉬업과 턱걸이를 그렇게 하던데, 나도 그런 운동들을 거뜬히 해내는 사람이 되어 보고 싶다.
눈이 한창 내리는 저녁, 샐러드를 먹고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과자 하나를 사왔다. 튀기지 않고 구운 감자, '예감'. 양파가 들어간 과자를 정말 정말 좋아하는 내가 얼마 만에 과자를 입에 넣은지 모르겠다.한 봉지에 130칼로리, 높지는 않지만 오늘 하루 잘 지켜온 식단에 흠이 생기는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정말 맛이 있었으니, 내일 좀 더 열심히 운동하는 걸로 만회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