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로필 d-43 강제 운동프리데이

몸이 정신을 이겼다

by 민지숙

어제 저녁부터 끙끙 앓더니 결국 새벽 기상에 실패했다. 실패라는 단어를 적었는데 마음에 타격이 없는 걸 보니 오늘은 정말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몸 전체를 앓는 느낌이었는데 정신은 깨었지만 침대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알람을 끄고 눈을 감고 다시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보자 했는데 결국 출근할 시간까지 누워 있었다.


퇴근해서 곧바로 강원도에 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주섬주섬 단백질을 챙겼다. 주말 동안 챙겨먹을 닭가슴살과 오트밀과 야채, 지난밤에 구워둔 고구마를 담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생각과 몸에 각각 버퍼링이 걸려서 한 가지 동작을 마친 다음에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말 한마디 없이 짐을 싸고 고양이 화장실을 치우려는 내 모습이 안되어 보였는지 남편이 나서 빨래를 개고 청소를 도맡아 해줬다.

월화수목금 운동 계획을 꽉 채우려 했지만 무리였다. 그제 피티를 받고 어제 몸이 어떠냐고 묻는 피티쌤의 말에 “괜찮다”고 답하는 게 아니었다. 어제 저녁 좀 더 빡센 근력을 하고 나니 일주일치 근육통이 쏟아졌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윽윽 힘이 들어간다.


오늘 하루 그저 출근을 했을 뿐인데 몸이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추운 날씨에 마이크잡이 당번이 되어 한 시간을 또 찬바람을 쐬었더니 어구어구 소리가 절로 났다. 출입문을 밀고 당기는 데도 윽 소리가 한번씩 나고, 삐거덕삐거덕 움직이면서 운전을 하고 기사를 쓰고 하루를 마쳤다.


점심에는 출입처 점심 약속이 있어 호텔 레스토랑에 갔다. 정말 오랜만에 식사다운 식사를 했는데, 샐러드에 양갈비 디저트까지 야무지게 다 먹었다. 칼로리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질법도 한데 이 정도는 먹어줘도 괜찮을 것 같은 날이었다. 저녁엔 고구마 한 개에 닭가슴살 한 봉지를 먹고 강원도로 왔다.

이 글을 마치고 나서 복근 운동을 30분 하려고 한다. 운동프리데이라고 제목을 달았지만, 그래도 기력이 남아 있으니 할 수 있는 건 해보려고 한다. 이런 하루도 있다. 내일은 아침 일찍 파도를 타면서 재밌는 유산소를 할 계획이다. 언젠가부터 이런 다짐과 같은 이야기로 글을 마무리 짓게 된다.


식단

아침: 요거트 + 닭가슴살

점심: 양갈비 + 샐러드 + 디저트

저녁: 고구마 + 닭가슴살


운동

복근 30분 예정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