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였는지 현기증이 가끔 찾아왔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와 저녁 운동 직후. 낮시간에 활동할 때는 잠깐 멍한 정도였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맥을 출 수가 없었다. 짧은 시간 왔다 가는 어지럼증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겨왔는데, 생리 중인 만큼 몸에 무리가 왔다는 신호가 아닐까 싶었다.
오늘은 좀 더 먹자. 오전에 서핑 한 시간을 하고 나서 든든한 걸 먹어주기로 했다. 치팅은 더 이상 없다고 했지만 몸이 곯아가는 건 원치 않는다. 잘 먹어주고 운동도 잘해주면 되지. 어지러워서 바닥과 침대에 드러눕는 날 보고 남편도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피자와 부대찌개, 닭백숙의 선택지가 있었는데 가장 기운이 날 것 같은 메뉴를 골랐고, 양양 맛집을 검색해 찾아간 식당은 감사하게도 찐맛집이었다.
누룽지닭백숙 한 그릇을 다 먹었다. 이렇게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은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느끼하지 않은 뜨끈하고 맑은 국물에 부드러운 닭고기가 술술 넘어갔다. 막걸리도 한 잔 하고 100그램이 아닌 한 마리 통째로 야무지게 먹었다. 삼십 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너무너무 행복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편의점에서 만난 저칼로리 아이스크림까지 먹었다.
식사 후 두어 시간이 지나도록 배가 꺼지지 않았다. 평소보다 많은 양의 음식이 들어와서 인지 가스가 차기 시작했다. 소화도 시킬 겸 이어폰을 끼고 해안가를 달리기 시작했다. 2주 전에 8키로 정도 뛰었던 길인데 오늘은 조금 욕심을 내서 10키로를 채워보기로 했다. 바닷가를 찾은 관광객과 캠핑러들 사이를 한창 달리다보니 한시간이 훌쩍 지났다. 열심히 달려 낮에 먹은 백숙 한 그릇 만큼의 칼로리는 다 태운 것 같았다.
저녁은 다시 양질의 단백칠로 꽉꽉 채워줬다. 광어회에 수육, 게찜이 나왔다. 칼로리를 생각하지 않고 배가 부를만큼 야무지게 먹었다. 손에서 비린내가 나지만 오늘 한숨 푹 자고 나면 내일 헬스장에서 더 기운차게 운동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지럼증이 가실 때까지 좀 더 잘 먹고 더 잘 자고 내 몸을 돌봐주며 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