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동안 아무리 잘 놀아도 월요일은 가장 기운이 떨어지기 쉬운 날이다. 주말 동안 완벽한 식단을 하지 않았다는 데서 오는 부담감, 그래서 더 많은 시간 운동을 하려고 하는데 사실 몸에 남아있는 에너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끙끙대는 그런 하루다. 오늘도 그랬다. 무거운 몸과 마음을 달래가며 새벽 복싱장에 나갔는데 미트를 치는 손에는 ‘파워’가 실리지 않는다.
“왜 이렇게 빨리 지쳐요”
호흡이 흐트러지면서 마지막 원투 10번을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 체력 보강이 필요한데 몸에 남아도는 여분의 에너지원이 없으니 힘이 달린다. 어제 바다에서 찧은 엉덩방아에 꼬리뼈가 아파 하체 체력운동도 다 끝내지 못했다. 한시간이 후뚜루마뚜루 지나갔다. 항상 복싱장에 나와 계시는 할아버지가 호흡을 제대로 조절해야 나가떨어지지 않는다고 한 마디 해주셨다. 후헉후헉 숨소리만 거칠게 내쉬고 마지막 세트가지 완주했다는 데 의의를 두었다.
정해진 식단을 먹고, 헬스를 가기 전 단백질 바 하나를 더 먹었다. 그걸 안 먹었으면 오늘 죽었을 것이다. 오늘 컨디션 괜찮아요? 라고 묻는 트레이너에 말에 괜찮다. 좋다고 대답하면 안된다고 하더니. 역시 컨디션 괜찮은 것 같다고 했더니 “기어들어가게 해드릴께요”라는 숭악한 답이 돌아왔다.
걷기-달리기-팔-어깨-등-런지-다시 걷기-달리기-팔-어깨-런지-달리기-팔-런지...
런닝머신 뒤에 스텝이랑 아령을 가져다 두는 게 심상치 않다 싶더니. 10분 간 몸풀기 달리기 뒤에 숨 고르는 시간 물 마시는 시간까지 계산하면서 50분의 서킷이 이어졌다. 피티 수업이 끝난 뒤에는 경사도 18.......18로 30분의 유산소가 추가되었다.
“사실 금요일에 너무 어지러워서 닭백숙 먹었어요”
혼이 날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어지러웠어요? 그래 이제 지칠 때도 됐죠”
1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니 이제 두 달째 식단 조절에 들어서고 있다. 운동량은 두배로 늘었는데 식단은 절반으로 줄었으니. 또 먹고 싶은 음식과 술로 풀던 스트레스도 오롯이 운동과 sns로 풀어야 하니 피로감이 쌓이는 게 당연하다. 앞으로 남은 40일은 아마 더 힘들지 모른다. 그런 부담감도 가지면서 태연하게 하루하루의 시간을 보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제 내일이면 디데이까지 남은 앞자리 숫자가 바뀐다. 바디프로필을 찍는 날이 모든 운동과 식단, 다이어트의 마지막 날은 아니지만 하나의 부표이자 변곡점, 나만 아는 모래밭의 깃발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지금은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의 무사함을 흘려보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