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
다시 생각합니다.
나는 2월이 조금은 모지리 달인가 했습니다. 평생 1월의 등 뒤에 서 있는 달. 거기에 다른 달보다 날 수도 모자란 달. 꽃 피는 춘삼월에 쫓겨 성급히 제 자리를 넘겨주는 달.
하여, 따듯한 2월의 눈물이 눈 물 녹여 피어 낸 복수초일까요! 그러고 보니 2월은 모자란 달이 아닌 넘치는 달입니다. 달 중에 가장 너그러운 달 같습니다. 매서운 추위와 부족한 날 수 속에서도 자신만의 꽃을 피우며 살아내는 달.
올 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가세했지만 말없이 제 길을 가겠지요. 이제, 2월이 새삼스레 사랑스러워집니다. 오늘도, 내일 아침도 나를 찾아주는 2월과 더 친해질 것 같습니다. 모자란 나를 바라보다 드는 20년 2월의 단상입니다.
2월 2
벌써 가니!
올해는 유난히 더 빨리 가는 듯
난 너처럼 빨리빨리 일처리도 못하고, 매듭지어 정리도 못하는 밍기적거리는 일상인데
나도, 참!
힘 잃은 은발이 부스스한 70 바라보는 개수에
날 수 헤아려본들 얼마나 의미 있으랴
날 수 다퉈 처리 못한들 뭐 그리 대수라고
넌, 참!
이 짧은 28일 속에 할 일 마치고 떠나가는 듯!
큰 달보다는 3일이나 부족한 개수인데
너는 늘 투정 없이 제 할 일을 다하는 듯
너 아니면 누가 해.
늘 365일을 짜 맞추는 2 월아
2월
남아 있는 며칠만이라도
나 자신을 다독이는 따뜻한 날들이 되고 싶다
3월엔 누군가에게 번져갈 수 있도록
21년 2월을 보내는 단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