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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마냥 Oct 12. 2020

가을이 부르는 노래

(가을에 만나 노래, 포르투갈 까보 달 로까)

가을의 노래는

낮게 드리운 구름이다

부석사 절집에 올라 바라본

소백 줄기에 앉은

깊고도 푸근한 하얀 구름이다


가을의 노래는

창가에 추적대는 빗소리다

가늘고도 여린 빗줄기

가슴을 적시며 추억 우려내는

허전한 밤 창가에 찾은 빗소리다


을에 들리는 노래는

가슴 저미는 파도소리다

아련한 저 깊은 심연을 훑어

잔잔한 물결 소스라치며

영혼마저 잃게 하는 파도소리이다


가을에 들리는 노랫소리는

가슴 멍하게 하는 시 구절이다

잊었던 그 사랑 끄집어내고

빛바랜 추억 들춰 내 주어

가을밤 지새게 하는 시 구절이다


가을의 그 노래는

너무나 사랑하는 오랜 친구이다

가을에 만난 노래는

소백산 자락 하얀 구름에 앉아

지나간 그리움 친구 삼고

아름다운 사랑과 술 한 잔 하며

성스런 이 가을과 하나가 되게

낮게 드리워 가슴에 앉은 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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