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마냥 Jan 05. 2021

어머니, 날이 추워졌습니다.

(어머니를 그리며, 티벳에서 만난 히말라야)

어머니, 날이 추워졌습니다.

뒤 뜰 감나무

바람결에 서글피 울고

앞마당 빨래 줄이 신음을 하던

오래 전의 그 겨울인가 봅니다.


어머니, 앞뜰 논두렁따라

하얀 눈발 휘 날리고

볏짚가리마저 가슴 웅크리는

아주 추운 그 겨울인가 봅니다.


어머니, 하얀 눈 내리는 겨울이 오면

뒷산 소나무 으르렁거리고

하얀 눈발이 휘몰아 치며

시골 집 윗풍이 그리 사나워도

어둑한 윗 방엔 늘 당신이 계셨습니다.


어머니, 추운 겨울인가 봅니다.

나뭇잎 바람에 뒹굴고

골짜기 참나무 웅얼거리는 겨울에도

어둑한 윗 방엔 늘 당신이 계셨기에

추운 겨울도 아스라이 녹아났나 봅니다.


어머니, 겨울이 왔습니다.

가슴 시리고 마음아린 겨울이 와도

그렇게도 넉넉한 가슴이었던 것은

당신이 늘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인데,

어머니, 올 겨울은 

유난히도 추운 겨울이 되려나 봅니다.

어머니, 날이 많이 추워졌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버지의 침묵, 한참 후에야 그 뜻을  알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