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 닭을 기른다, 페루 티티카카 호수)
우리 동네는 사시사철 닭 울음소리가 가득하다. 이웃들이 닭을 지극히 사랑하기 때문이다. 새벽 동이 틀 무렵부터 울기 시작한다. 하루 종일 심심하지 않게 울어준다. 시골집에 오면서 다시 만난 닭 울음소리이다. 오래 전 기억을 되살려 주는 정감 있는 소리이다. 가끔 울어주는 소리는 시골스러워 좋다. 언제나 다정함을 주는 오래 전의 소리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시끄러운 모양이다. 왜 꼭 새벽부터 울어야 하느냐고 볼멘소리를 한다. 좀 늦게 울어줄 수 없느냐라며 하소연이다. 역시 살아온 환경이 다름을 알려주는 듯하다.
왜 닭은 일찍부터 울어야 하나? 닭은 왜 새벽이면 울고 난리를 쳐 잠을 깨울까? 좀 늦게 울면 안 되나? 울지 않으면 안 되나? 늘 궁금한 것 중에 하나였다.
닭은 시력이 낮아 늦은 오후가 되면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밤에는 전혀 움직이지 않고, 새벽이 되면 뇌 속에 있는 '송과체'라고 하는 내분비 기관이 빛을 본능으로 감지해 낸다고 한다. 뇌에서 직접 빛을 감지하기 때문에 사람보다도 훨씬 민감하단다. 빛이 차단된 공간에 두면 새벽이 되어도 울지 않는다고 한다. 아침에 빛을 감지한 수탉이 자기 위세와 영역을 알리고 싶다. 목청을 높일 대로 높여 '꼬끼~~ 요!' 하면서 운다. 소리가 멋지게 나도록 목을 길게 늘이고, 하늘을 향해 울어댄다. 새벽에 긴 울음으로 우는 것은 수탉이다. 암탉은 알은 낳고 '꼬꼬댁 꼬꼬!' 하면서 운다.
우리 동네 이웃들은 재미 삼아 닭을 기른다. 우리 집만 닭을 기르지 않는다. 우리 집도 길러 보라며 이웃들이 병아리를 주려 한다. 몇 번 권하는 것을 어렵게 사양했다. 이웃들의 관심사는 닭이다. 늘 닭에 관한 이야기가 주된 메뉴이다. 관심이 많은 닭은 궁금한 이야기를 많이 안겨준다. 닭은 어떤 사연을 안고 있을까?
닭은 크게 난용종, 육용종, 난육 겸용종 그리고 관상용으로 나눈다. 세계적으로는 약 500종이 있다고 한다. 일 년에 낳는 알의 수는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난용종은 대략 220에서 250개 정도 낳는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유정란과 무정란은 무슨 차이가 있을까? 언제나 의문이 가는 이야기이다. 유정란이 되려면 수탉 한 마리에 암탉이 10~15마리 정도를 같이 길러야 하는데, 닭들이 자유롭게 운동하고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생식 행위가 활발해 유정난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정난은 영양이 풍부하고 생명 에너지가 충분하지만, 무정란은 그렇지 못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골의 이웃들도 닭장에 몇 마리씩 기르며 유정난을 생산하고 있다.
닭장을 양지바른 곳에 만들어 암탉과 수탉을 섞어 기르면서 또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 닭장에 수탉이 두 마리이면 수탉끼리 싸움이 일어나고 만다는 것이다. 한 우리에 수탉이 두 마리 있는 경우에는 피 터지는 싸움을 한다는 사실이다. 언젠가는 이웃집에서 닭을 잡는다는 것이다. 두 마리 수탉이 싸움을 해서 한 마리의 머리가 터졌단다. 머리가 터지도록 싸움을 해서 피가 줄줄 흐른다는 것이다. 자기의 영역을 지키고, 위세를 과시하기 위한 혈투가 벌어진 것이다. 대단한 동물의 세계임을 보여주고 있다. 또 재미있는 것은 새들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닭을 기르면서 동네엔 많은 새들이 공생하고 있다. 닭장에서 모이를 몰래 먹을 수 있는 새들이 언제나 잔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닭이 먹는 사료보다도 새가 먹는 사료가 많다고 걱정들이다. 닭장에 울타리를 만들었지만 작은 새들이 구멍 사이로 드나들며 먹이를 축낸다는 것이다. 새들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구멍이 작은 그물로 막아 보지만 어떻게든지 찾아들어 모이를 먹는단다. 닭 덕분에 동네에는 새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고 있다. 언제나 신이 나서 동네를 휘젓고 다닌다. 닭장에 갇혀 살지만 그렇다고 닭이 안전한 것은 아니다. 가끔은 수난을 당하기도 한다. 고양이나 살쾡이들이 닭들을 그냥 두지 않아 언제나 경계를 늦출 수가 없다. 역시 동물의 세계인가 보다.
시골집이 있는 동네는 해발이 높아 조금은 추운 지역이다. 따라서 고랭지 채소를 기르기도 하고, 각종 나물들이 야산에서 많이 나온다. 봄철에 다양한 나물이 나오고, 가을이면 각종 과일과 채소들이 가득하다. 동네에는 공동으로 운영하는 로컬푸드점도 있다. 로컬푸드점에는 다양한 김치와 과일을 비롯해 먹을 수 있는 것들이 다양하게 판매된다. 싱싱한 것들만 진열되기 때문에 식품들이 순식간에 동이 나고 만다.
닭도 다양한 방법으로 기르고 있어 각종 계란이 많이 나온다. 생산자에 따라 가격이 달리 형성되는데, 자연으로 방사해서 기르는 닭이 대부분이어서 가격도 만만치 않다. 한 개당 1,000원이 넘어가는 청계 유정난이나 백봉오골계란도 있고, 그 외에도 싱싱한 계란이 언제나 준비되어 있다. 시골에 살면서 정다운 닭소리와 함께하며 싱싱한 먹거리도 즐길 수 있어 좋다.
지금도 암탉이 알을 낳았는가 보다. 세상에서 저만 낳은 듯이 유세하며 울어 댄다. 온 동네 닭이 품앗이 울음으로 난리가 났다. 덩달아 이웃집 개도 짖어 준다. 할 수 없이 이웃동네 개도 합세했다. 시골 동네 합창단이 일제히 입을 열었다. 그렇게 알을 낳은 닭이 동네 합창단의 상쇠 노릇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