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다, 쿠바의 아바나 거리)
은연중에 우리 곁으로 급격히 다가 온 커피, 식당 출입구에서 우리를 맞이했다. 식사 후 누구나 한 잔씩 들고 다니는 커피가 되었다. 곳곳에 커피 잔을 든 사람들이 보인다. 거리에서, 사무실에서 그리고 차 안에서. 건물이 들어서면 커피숍이 먼저 생긴다. 학원이 생기던 것이 커피숍으로 바뀌었다. 이슥한 골목에도 커피숍이 있고, 작은 시골 마을에도 점방 커피가 생겼다. 여기저기에 커피숍이 생기며 우리 곁으로 다가와 있다. 왜 그렇게 커피와 쉽게 가까워졌을까?
커피와 가까워진 것이 얼마나 되었을까? 다방에 가야 커피를 마실 수 있었고, 서민과는 먼 기호품인지 알았었다. 하지만 이 황금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가느다랗고 노란 비닐봉지가 등장했다. 뜨거운 물에 넣기만 하면 커피가 된다. 봉지로 된 달달한 커피를 무시할 수 없었다. 사무실엔 의례 봉지커피가 준비되었고, 관공서에도 빼놓을 수 없는 서비스였다. 모두는 이 맛을 피할 도리가 없게 되었다. 커피맛이 자리 잡을 즈음이 되어 간사한 입맛은 의심이 된다. 커피가 무엇일까?
커피가 더 가까워지면서 커피의 본 맛이 궁금했다. 그 맛은 어떤 맛이 있을까? 블랙커피 맛이 궁금했던 입맛은 서서히 변했다. 분위기 있는 커피숍에서 그 맛을 볼 수 있다. 순식간에 전국이 커피숍 진열장이 되었다. 작은 물이라도 있는 곳, 산자락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커피전문점이다. 서서히 입맛은 믹스커피에서 블랙커피로 변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간사한 입맛은 변하고 말았다. 식당 입구를 지키던 커피도 슬며시 품목이 바뀌었다. 이맛보다는 저 맛이 훨씬 개운한 기분이다. 커피에 관해 관심이 없던 입도 맛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을 놓칠 리가 없다. 비싼 커피숍이 생기면서 가격싸움이 시작되었다.
커피값이 곳에 따라, 전문점에 따라 다르다. 여러 가지가 내포되어 있으니 다를 수밖에 없다. 비싸고도 근사한 커피집도 있지만 동네 입구에 2,000원 하는 커피가 있다. 옆에는 1,500원 하는 커피점이 생겼다. 현대인들의 생활패턴에 맞춰 테이크 아웃으로 가능하리라. 다양한 값과 장소에 따른 커피맛은 어떨까? 커피맛이 좋다는 말의 뜻을 몰랐었다. 그러나 이젠 커피맛도 구별할 수 있다. 소주 맛을 구별할 수 있었던 혀이니 당연히 커피 맛도 구별할 수 있다. 예민하고도 간사한 입맛은 커피 취향을 바꾸어 놓았다. 오늘도 집을 나서는 길에 망설인다.
아침에 커피를 한 잔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할까? 왜 그럴까? 아침 식사를 했으면 그것으로 행복했던 몸이었다. 커피는 아예 생각하지도 않았던 입이었다. 요즈음은 가끔 커피 생각이 난다. 뜨거운 물 한 컵에 믹스커피 하나면 행복했었다. 나도 모르게 입맛이 변하고 말았다. 간사하게 변한 커피 입맛을 어느 집에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가격도 다양하고, 맛도 다르며 분위기도 전혀 다르다. 요상하고도 민감한 입맛이 아침 발걸음을 어지럽게 한다. 고민 아닌 고민으로 아침을 시작하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