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앞 벚꽃이 피었다)
창문 앞 뜨락에
하얀 달이 내려왔다
도랑 건너 숲에도 하얀 달이 앉아
연초록에 푸름을 덧씌워 주었고
그 사이에 멀리서 소쩍새도 수군거린다
실 도랑도 이에 질세라 갈갈거리며
진종일 이야기 쏟아 내느라 바쁜 밤
창문 열고 달려간 눈 언저리
눈이 부셔 얼른 부비고 나니
하얀 벚꽃이 한가득 눈에 담긴다
추운 겨우내 찬 바람이 수시로 찾아와도
이리저리 하늘거리며 어울려 주고
새봄으로 기운 다시 되잡아
하얀 꽃을 피운 눈물겨운 봄 밤이다
하얀 꽃으로 화사하게 옷 차려 입고
고요한 달빛 마주한 오늘도
한나절 슬쩍 비추고 가려한 봄 꽃은
하얀 달빛 속에 구슬픈 소쩍새 같이 있자 하니
야속한 발걸음 할 수 없어
하얀 달빛에 웃음 한 가득 머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