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가 운다, 뜰 앞 야광나무 꽃)
창문 열고 슬며시 드려다 본 밤
소쩍새는 구성지게 목을 놓아 님을 찾고
하얗게 꽃 피운 껑충한 야광나무는
가느다란 실 도랑을 비추고 있다.
푸름에 밀려 떠난 벚꽃이 아쉬워
하얀 달빛은 야광나무 흔들어 깨웠고
하양으로 야광나무는 물을 들였다.
밤 되면 빛난다는 도랑 건너 야광나무는
달빛에 홀려 어느새 하얀 꽃을 피웠고
밤길을 물들여 낮 길이 되었다.
이웃되어 활짝 웃던 벚꽃은 훌쩍 떠나가고
하얀 달빛이 외로웠던 봄 밤을
하얀 야광나무가 긴 밤 속삭이는 동무가 되어
새하얀 조팝나무가 은근히 질투한다.
산너머 소쩍새는 목청을 더 높이고
드려다 본 봄 밤이 하양 빛 쏟아 낼 즈음
지나던 산 바람이 하양을 기웃거린다.
오래전에 만났던 하얀 달 다시 만나
지나간 그리움을 추억하려 허우적거릴 때
먼 산 소쩍새 절절히 훌쩍거리고
그리움 속 긴긴 봄 밤은 깊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