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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마냥 Jul 01. 2021

어머니, 7월이 왔습니다.

(여름날의 그리움, 앞 뜰의 장미)

어머니, 7월이 왔습니다.

앞 뜰 논 자락 검푸름에

자욱한 안개 길게 드리우고

님 찾는 여름 매미 울부짖는 

오래전 7월이 왔습니다.


어머니 뒤 뜰 울 밑에

옥수수 잎 몸 비비며 울어대고 

긴 산등성 뻐꾸기 울부짖는 7월이

올해도 어김없이 오고 말았습니다.


더운 7월이 오면

텃밭 오이 넝쿨 묵직해지고

밀 밭 그림자 길게 늘어나

올해도 절반은 옛날이 되었고 

어설픈 절반만이 세월을 기다립니다.


더위와 함께 7월이 오면

당신이 이리 생각나는 것은

희끗한 머릿결에 흰 수건 질끈 두른 

어머니는 아직도

채마밭에 계신듯해서인가 봅니다.


마음속에 깊이 자리한 당신이

여름날에 절절이 그리운 것은

흐르는 긴 세월 속에 

세상이 많이도 힘들어서인가 봅니다.

어머니, 올해도 7월은 오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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