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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마냥 Oct 02. 2023

가을이 오는 소리

(초가을 즈음에)

슬며시 일어난 산바람

나뭇잎에 실려 오니

우렁차게 울던 매미 소리

덩달아 소스라치게 놀라고

느긋한 여름도 자리 털고 일어나

계절은 서서히 채비를 한다.


나뭇잎에 묻은 바람에 실린

빨간 고추잠자리 떼는

길가 코스모스에 홀려

오는 가을은 알지도 못했다.

비탈 따비밭엔 고추가 자라

어느새 푸름이 익어 붉어지고

텃밭 고구마 넝쿨 실해지니

고단한 여름은 잊어진 듯이

어느새 바람에 저만큼 떠밀려갔다.


얼룩빼기 송아지 살이 찌고

앞마당 씨암탉 덩달아 뒤뚱거리는 날

무더운 여름날 더 풍성해

두고 가는 남은 여름 여한이 없다. 


물가 송사리 떼 지어

어디론가 사라지니

한가한 냇가엔 고마니꽃 일렁여

껑충한 코스모스 춤추게 하고

그렇게 가을은  더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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