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드록쵸 호를 빛낸 설산, 티베트의 설산)
티베트의 장엄한 이 아름다운 그림을 보려고 힘든 고산증을 이겨내면서, 힘든 자전거를 타고 도전하면서, 그리 고생을 하면서 이곳을 온 것인가 보다. 모든 여행객들은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되어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는데, 여행 가이드는 시간을 10여 분만 사진을 찍을 시간을 더 준단다. 일정이 바빠서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알고 조금은 야속해했다. 이렇게 힘겹게 올라왔는데 조금은 시간을 주금 더 주지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오랜 시간을 지체하면 고산증에 쓰러지는 사람까지 나타날 수가 있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
아름다운 그림을 놓고 오기가 싫어 한참을 지체한 후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한참을 아래로 내려와 호수 가까이에 주차를 하면서 이제야 사진 찍는 시간을 준다. 호수의 그림을 넋을 놓고 볼 수밖에 없었다. 노란 유채꽃이 만발한 호수에 멀리는 아름다운 설산이 얼굴을 내밀었고, 멀리서 하얀 구름이 흐르며 손짓을 한다. 티베트 사람들이 사는 모습도 멀리서나마 볼 수 있어 여기가 티베트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아름다운 유채밭에서 사진을 찍느라 바쁘게 다니는 사이, 아내는 그동안 힘든 차멀미에 힘들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그림에 끌려 그런 줄도 몰라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간신히 몸을 이끌고 버스에 올라 차멀미를 참아내는 모습이 안쓰럽지만 어떻게 해 줄 방법이 없으니 어서 좋은 길로 들어서 버스가 조용히 가기를 비는 수밖에 없다. 5,045m의 감불라 고개를 굽이굽이 넘어 이번에 도착한 곳은 위에는 설산이 우뚝 서있고, 아래에는 빙하가 녹은 차가운 물이 흘러내리는 시냇가로 모두는 이러한 광경을 처음 보는지라 감탄을 금치 못한다. 차가운 빙하가 녹아 흐르는 기세가 대단함에 모두는 손을 담그며 좋아한다.
모두는 환성을 지르며 사진을 찍고, 손을 물에 담가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모두가 어린아이가 된 듯하다. 다시 버스에 올라 조그마한 시골 동네에 들러 점심을 먹으려 내렸다. 아내는 차멀미에 정신이 나간 듯이 점심 생각이 없는 듯하다. 이때 여행 동료 중에서 된장과 풋고추를 지금까지 들고 다니다 식탁에 내놓는 것이 아닌가! 아내는 눈이 번쩍 뜨인 듯이 즐거워하면서 점심을 먹으려 한다. 또다시 우리의 자랑인 김치까지 등장했다. 모두는 즐거운 마음으로 점심을 즐겼고, 아내는 점심식사를 마치고 차멀미는 없었던 것처럼 멀쩡하다. 한국 사람은 한국음식이 최고라는 생각과 함께 여행 동료에게 죽는 사람을 살려 놓았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점심을 마친 후 모두는 졸린 눈을 비비며 도착한 곳은 티베트의 제3의 도시, 장체였는데 이곳의 높이도 3,800m로 라싸보다도 더 높은 곳이 아닌가! 장체에서는 잠시 머무르다 티베트의 제2의 도시 시가체로 가겠지만 이곳이나 시가체는 고도가 라싸보다 높아 속으로는 모두 걱정뿐이다. 장체‥‥라싸, 시가체에 이어 티베트의 3번째로 큰 도시로 암드록초에서 3시간 정도 소요되는 도시이다. 티베트에서 네팔로 가는 교통의 요지고 인도와의 중계무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이란다.
장체 시가지는 대개의 사회주의 도시와 마찬가지로 구획마다 잘 정돈된 거리가 우리를 맞아 주는데, 덥고도 고산증에 시달린 관광객들은 모두를 귀찮아하는 듯하다. 제일 먼저 나타난 것은 시내 입구에 우뚝 솟아 있는 장체 종요세 조망대인데, 14세기에 창건된 지방 영주의 성이었던 곳으로 1904년 영국과 티베트 간의 시킴 왕국의 종주권을 놓고 격전을 벌인 역사의 현장에서 많은 티베트의 전사들이 벼랑 끝에서 뛰어내린 역사적인 곳이란다.
내부는 간단히 영국의 만행을 고발하는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하나 모두가 엄두가 나지 않는지 멀리서 사진만 찍은 후에 백거사, 쿰붐 사원으로 향한다. 백거사에 들어서는 시내에는 우리의 보통 시내와 다를 바가 없다. 물건을 파는 사람이 있고 자전거를 타고 오고 가는 사람들이 바쁘게 살아간다. 항상 머리가 아프다는 생각에 그들은 어떻게 살아갈까를 의심하지만, 살아가는 환경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전혀 상관이 없는 남의 일이었다. 백거사 입구에는 여느 절처럼 수많은 상점들이 복잡하게 형성되어 관광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원 안에는 여러 명의 관광객들이 따가운 햇살 아래 오가고 있고, 소풍을 나온 듯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둘러앉아 먹을거리를 먹고 있는 광경도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