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했던 암드록쵸 호수

(암드록쵸 호수를 만나다. 암드록쵸 호수 전경)

by 바람마냥

오전 8시경에 버스가 출발하여 4,794m 고지의 감발라 산을 굽이굽이 넘어 티베트의 성스러운 호수 중에 하나인 얌드록쵸 호수로 향한다. 호텔을 나와 강을 끼고 굽이굽이 올라가는 감발라 산맥은 길고도 긴 꼬부랑길을 연상하게 하는데, 올라가는 굽이굽이에서 바라보는 얄롱 창포 강은 거대한 강줄기를 만들어 멋진 풍경을 선사해 주고, 4,000m가 넘나드는 산줄기마다 이고 있는 아름다운 운무는 더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한참을 가다 보니 강가에서 티베트의 민속품을 파는 상점과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이는데, 이곳이 티베트에서 수장(水葬)을 하는 곳이란다.

유명한 수장터, 장사도 있는 관광지

티베트에서는 조장(鳥葬), 수장(水葬), 매장(埋葬), 화장(火葬), 영탑장(靈塔葬)등이 있는데, 사람의 지위나 경제적인 위치에 따라 장례절차가 달라진다고 한다. 영탑장은 달라이 라마나 판첸라마와 같이 크게 깨우친 성현들에게만 주어지는 자격으로, 먼저 시신을 깨끗한 소금물로 씻고, 티베트 고원의 건조한 기후로 말린 다음 아주 귀한 향로를 몸에 칠하여 영탑 안에 모셔 놓는 것을 말한다.

멀리서 바라본, 조장터

조장은 티베트에서 가장 보편적인 장례식인데, 이것은 티베트인들은 윤회사상을 깊이 믿기에 자기의 시신을 신성한 독수리가 먹어 치우면 바로 승천하거나 부귀한 집안에 잉태되어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한단다. 한없는 꼬부랑 길을 기어 올라가는 버스는 한 줌의 먼지 같은 기분을 던져 주는데, 이 길을 자전거로 올라가는 한 무리의 외국인의 모습은 한없는 존경스러워 보였다. 고산증세에 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힘이 드는데, 이 길을 자전거를 타고 올라간다는 것은 시도 자체부터도 엄청난 도전이었을 테고, 무한정의 체력을 요구할 테니 그들의 인내심은 무한정하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굽이굽이 넘어갈 때마다 돌아본 산길은 한없는 굽은 선을 선사해주는 그리운 먼 옛날을 생각나게 해주는 아름다운 길이었지만, 언제나 차멀미에 시달리는 아내는 어떤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감발라 산맥을 넘어.

아내는 아직은 별 말없이 괜찮으리라는 생각을 하지만 속으로는 엄청난 고통을 감수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라는 생각도 앞선다. 한참을 올라 도착한 암도록초 호수 ‥‥호수 길이 130km, 너비 70km, 면적 638만 평방킬로미터의 광활한 내륙의 호수가 해발 4,441m에 위치해 있다. 암드록초 호수는 라싸에서 남서쪽으로 100km 떨어진, ‘위에 있는 목초지’란 뜻으로 히말라야 산맥을 따라 전갈 모양으로 물이 고여 있는 티베트에서 3번째로 큰 호수이다. 남초호수, 마나사로바, 라모라초 등과 더불어 티베트의 4대 성호로, 바다에서 융기했기 때문에 염호이면서 조개 등 화석이 나온다고 한다.

힘들지만, 아름다운 호수이다.


4974m의 감발라 고개에 도착하면, 멀리는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설산이 눈에 띄고, 그 밑에 파란 암드로초 호수가 그 빛을 반짝이며, 굽이굽이 파란 초원 사이사이마다에는 유채꽃의 노랑 물감을 들어부어 그야말로 멋진 동양화를 그려 놓았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고, 멀리서 반짝이는 만년설은 아직도 빙하를 이웃에 두고 거대한 호수를 내려다보고 있다. 주변에는 야크에 각종 치장을 하고 사진을 찍어주며 돈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바쁘게 돌아다닌다. 하지만 고산지대에 적응이 어려운 여행객들은 그럴 사이가 없는 듯하다. 서둘러 사진을 찍게 하고 아래로 내려가려는 가이드의 성화 때문이기도 하다.

설산이 손에 닿을 듯

정상에서는 수많은 상인들이 관광객 사이를 오가며 물건을 흥정하고, 울긋불긋한 치장을 한 야크와 말 등을 무기로 사진을 찍으면서 돈을 요구하는 광경은 여느 관광지와 똑같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하얀 설산과 맑은 물 그리고 푸르른 녹색의 향연에 노랑 물감, 노랑과 초록의 어울림이 그렇게도 아름다운지를 다시금 확인하면서 한참을 바라본 암드록쵸 호수는 아름답기 짝이 없었다.

호수 위쪽 언덕의 관광객들

설산에서 내려온 갖가지 모양의 운무는 노랑 물감에 서늘한 그늘을 주고, 노랑에 놀란 초록 물결은 호수 가까이에 다가가면서 동색이고자 했으나 그들의 구분은 분명해 아름다운 그림이 더욱 빛나고 있다. 언덕 위에는 호수를 나타내 주는 표지석이 사진을 찍는 장소인 듯이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중국에서 단체로 온 여행객들은 서로 사진을 찍으려 달리기 출발선에 선 자세들이다. 한 무리가 사진을 찍고 나오면 다음 사람이 순간적으로 달려가서 사진을 찍고 해서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어렵기만 하다. 그러면 사진을 찍는 것보다는 가슴으로 찍어 두는 것이 훨씬 오래 가리라는 생각에, 멀리서 반짝이는 호수에 반해 한참을 바라본 풍경을 잊지 않으려 눈과 가슴에 가득히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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