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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은 지식의 양 그리고 지위와도 상관이 없었다.

(삶의 방식은 너무 달랐다) 사진: 프랑스 몽생미셸 앞 풍경

by 바람마냥

언제나 마음이 급한 사람, 삶이 어려워서인가 보다. 무엇인가 해야 하고 미리해야 편하다. 약속시간보단 적어도 10여분 많으면 30여분을 서둘러 도착해야 편하다. 살아가면서 참, 못된 버릇이라는 생각을 늘 한다. 아내와 화실을 가는 저녁 시간, 미리 나가서 기다린다. 조금 철이 나서인지 자동차에 앉아있기만 한다.


시동을 걸어 출발신호를 보내지 않음은 조금, 철이 나서다. 언제나 시동을 걸며 빨리 나오길 기다렸지만, 이젠 눈치를 보는 세월이 되었다. 새봄이 되어 큰 행사가 서너 가지 있었다. 언제나 서둘러 도착해 미리 준비를 한다.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미리 준비해 놓고, 출발 시간을 기다리는데 그것도 미리 출발해야 편하다. 누구는 말한다. 왜, 정한 시간에 출발하지 않느냐고. 맞는 말임에 입을 닫고 만다. 친구들과 회화 그리고 사진, 서예등을 모아 전시회를 했다.


물론 일찍 나가서 현수막을 설치하고 전시장을 준비했다. 제일 먼저 도착했고 서둘러 준비를 한다. 아직 출발도 하지 않은 친구도 있고, 이제 출발한다는 친구도 있다. 왜 이렇게 살면서 스트레스를 받을까? 본인이 좋아 미리 왔으면 하는 대로 하면 되는데, 조금은 불만이다.


반드시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도착하고, 그때서야 정해진 듯한 일을 하지만 보기엔 성에 차지 않는다. 느긋하게 도착해 일은 하지 않고 말부터 시작한다. 저 사람은 얼마나 마음이 편할까? 늘, 부러워하는 사람인데, 나는 왜 그렇게 되지 않을까? 일을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모습이 불편하다.


전시회를 하면서 할 일이 많다. 연주회를 하면서도 마찬가지다. 정해진 순서를 따라 점검을 해야 틀림이 없다. 구경만 하는 친구도 있다. 늦게 도착해 생색만 내는 친구도 있다. 열심히 사진만 찍는 친구도 있고, 본인이 챙길 것만 서두른다. 어떻게 해야 할까? 모든 것이 끝나고 정리해야 한다.


정리하는 시간에 임박해 오는 친구, 아직도 오지 않은 친구도 있다. 서둘러 일을 마치고 기다려야 한다. 서둘러 내 일을 끝냈다. 남아 있는 일을 해줘야 한다. 배움과도, 지위와도 전혀 상관없다. 모든 것은 상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 배움과도 상관없고 젊고 늙음에도 무관하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


늦게 도착해 브이를 그리며 사진을 찍는다.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은 틀린 말일까? 일만 열심히 하면 성공하는 줄 알았다. 삶의 방법이 전혀 달랐다. 세월이 성큼 흘러 돌이킬 수 없는 삶의 방법이 되었다. 사회는 전혀 다름을 알게 한다. 일과는 상관도 없었고, 열심히와는 또 연관이 없었다.


느긋하게 도착해 생색을 내고, 브이자를 그려냄이 현명한 삶이 되기도 했다. 타인에게 보이는 현명함, 가슴에도 그렇게 남아 있을까? 불평하지 말고, 느긋하게 찾아가 내 할 일만 또, 해야겠다. 친구가 용역회사 직원인지 알았다는 말, 열심히 했구나라고 생각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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