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날이 많이 추워졌습니다.

(겨울날의 어머님)

by 바람마냥

어머니, 날이 많이 추워졌습니다.

모락모락 입김을 모아

예쁜 꽃을 피우던 바람이

세월의 흐름을 비키지 못하고

나뭇잎을 흩날리는

싸늘한 바람이 되었으니

몸과 마음까지 여미며

겨울 추위를 대비해야겠습니다.


어머니, 날이 추워졌습니다.

뒷산을 넘어오는 바람 따라

뜰 앞에는 잔잔한 풀이 돋고

하얀 솜털 가득한 아기 감이

까치밥이 된 홍시하나 남았으니

주섬주섬 창호지를 바르며

혹독한 추위를 막아 내야겠습니다.


어머니, 날이 추워졌습니다.

아리도록 어려웠던 시절

후끈한 화롯불에 둘러앉아

작은 홍시 하나 서로 나누며

어머님과 정을 나누던 시절이

문풍지를 요란하게 흔들며

겨울을 재촉하던 지금이었으니

훈훈한 화롯불을 만들어

매서운 추위를 견뎌내야겠습니다.


어머니, 날이 많이 추워졌습니다.

화려한 나무들의 잔치는

매몰 찬 세월의 흐름 속에

나뭇잎 흩날리며 막을 내리고

세월을 이기고 영근 감 열매는

전부를 주고 달랑 하나가 남아

단출한 모습으로 하늘 그네 타니

화롯불 가에 어머님이 그리워지는

그 겨울 추위를 추억해 봅니다.

어머니, 날이 많이 추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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