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oala J Dec 10. 2023

플라워 킬링 문 : 원제가 전하는 작품의 진짜 메시지

메타포의 진의 | 'Killers' of the Flower Moon

[Killers of the Flower Moon]

플라워 킬링 문(Killers of the Flower Moon)

1920년대 오클라호마를 배경으로 오세이지족 연쇄 살인 사건(석유 시추로 갑작스럽게 막대한 부를 가지게 된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인 오세이지족 살해)을 수사하는 FBI의 전신 BOI에 대한 내용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네이버 영화 기본정보 발췌>

데이비드 그랜(David Grann) 작가는 역사 속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나 모험담을 찾아 취재하고 세상에 알리는 저널리스트로 알려져 있다. 이 영화는 그의 동명 원작 기반으로 제작하였는데 초기 각본 버전은 오세이지족 연쇄 살인 사건 모티브로 심장 쫄깃하게 하는 반전에 반전, 긴박감이 메인 요소인 전형적인 FBI 수사극 형식으로 구성하였다고 한다. 이런 경우 러닝 타임은 2시간 정도로 만들 수 있고 극장 상영 가능한 횟수를 늘려 매출 올릴 수 있겠지만, 오세이지족이 당한 수모들이 흔한 가십거리로 치부되는 것을 원치 않고 인간의 탐욕과 잔인함을 강조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 어니스트 버크하트役) 배우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현재 버전의 영화가 탄생되었다고 한다. (도대체, 이 오빠는 못하는 게 뭐죠? 하아, 감탄하게 만드네!) 덧붙여, 영화 초반은 주인공 어니스트 버크하트가 보는 시선으로 전개하다가 오세이지족 여인 몰리 카일리(릴리 글래드스톤 Lily Gladstone 배우)를 만나면서 그가 겪게 되는 상황 중심의 시점 변화를 통해 그들이 느끼는 감정과 분위기를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해주는 시선 샷(Point of View) 기법을 사용하여 물질 만능주의에 중독된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마틴 스코세이지(Martin Scorsese) 감독이 깜짝 출연하여 이러한 이야기가 있었다~식인 동화를 읽어주듯이 전달하고 눈물을 글썽이며 마무리하는데, 당시 태세와 과오를 숙연한 무게감으로 지그시 눌러주며 극대화시키는 영화 속 영화 프레임은 또 다른 감탄 요소이다.


내가 느끼는 것들을 나름대로 정제하여 영화 평론을 쓰고 있지만 거장 감독들의 작품들이 연이어 개봉되어 호강하고 있는 요즈음, 그냥 멍하니 그것들을 맞이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듯하여 얕은 지식수준이지만 스터디하고 분석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였다. 본업도 아니고 일하는 것도 아닌데 왜 열심히 하는 것인지, 너 참 재밌다.



[원제가 전하는 작품의 진짜 메시지]

일반적으로 알려진 대부분의 보름달 이름은 아메리카 원주민, 식민지 미국 및 유럽 문화에서 유래되었다.

Full Moon names and meanings by month


Flower Moon
vs
Flower-killing Moon

5월은 각양각색의 많은 꽃들이 만발하는 시기이고 이러한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한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5월 보름달 이름을 Flower Moon로 명명하였다. 인디언 오세이지족의 언어로 Flower-killing Moon은 5월을 의미하기도 한다.

플라워 문(Killers of the Flower Moon 원작 번역 도서) 발췌


메타포(Metaphor)

고대 그리스어인 metaphora에서 유래하여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정의되었다.
메타포는 어떤 개념이나 객체를 다른 무언가와 비슷 또는 동일시하는 은유, 비유적인 언어 표현으로 상상력과 창의력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문학 작품에서 메타포를 통해 복잡한 감정과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하고 수사학에서는 효과적인 설득과 표현을 이끌어 낸다.

불안할 정도로 커다란 달 아래에서 코요테들이 울부짖은 5월이 되면 자주달개비, 노랑데이지처럼 키가 좀 더 큰 식물들이 작은 꽃들 위로 슬금슬금 번지면서 그들에게서 빛과 물을 훔쳐가기 시작한다. 작은 꽃들의 목이 부러지고 꽃잎들은 팔랑팔랑 날아간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땅속에 묻힌다.

원작의 이 부분을 영화에서 역시 묘사되었는데 몰리 카일리(릴리 글래드스톤 Lily Gladstone 배우)가 어니스트 버크하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Leonardo DiCaprio 배우)에게 인디언말로 코요테라고 장난치거나 비아냥거리는 장면과 전반적인 스토리 토대로 매핑해 보면 코요테 = 키 큰 식물 = 백인 = 침략자, 작은 꽃 = 오세이지족, 그들이 당한 참사를 한 문단으로 요약하여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즉, 한국에서 출간한 원작 번역 도서(플라워 문)와 영화(플라워 킬링 문) 제목과 같이 단순히 오세이지족 '주체'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겪은 '참혹한 상황과 비통함'을 강조해야 하는데 작품의 진의가 퇴색되는 타이틀이라 무척이나 아쉽다.

매거진의 이전글 서울의 봄 : 편향된 正反合(정반합)의 세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