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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알라 Apr 10. 2023

아빠라는 이름으로.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될까? 아직도 모르겠다.

 오후의 한적한 카페, 의자 끌리는 큰 소음에 돌아보니 남자가 정신을 잃고 의자에서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 남자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희끗한 머리의 안경 낀 아저씨는 익숙한 듯 차분히 대응했다.

 익숙지 않아 놀란 건 나를 포함한 주변 타인들뿐.


 쓰러진 남자바닥에서 의자로 일으켜 앉히는 것은 쓸데없이 힘만 쏟아낼 뿐임을 이미 알고 있는 듯,

 자세를 낮춰 바닥에 누워있는 그의 곁으로 내려앉았.

 긴박함은 없다.


 "괜찮아요, 괜찮아."

 놀라움과 걱정스러움에 각자 하던 이야기를 멈추고 자기를 바라보고 있는 타인들을 희끗한 머리의 아저씨가 진정시킨다, 오히려 우리 타인을.


 괜찮다는 아저씨의 말에,

 무심함이 최선이라는 일심동체로

 우리 타인들은 고개 돌려 이야기를 마저 이어갔다.

 이게 맞나 싶지만 다른 방법은 모르겠다.


 그들은 여전히 바닥에 있다.

  오랜 시간 따뜻한 온기를 나누며 찬찬히 주물렀고,

 어느새 정신이 든  그 남자는 손을 폈다 접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사람 많은 장소에서 쓰러진 본인을 원망하는 듯

 고개를 떨구고 시무룩한 그 남자는

 아랫입술을 깨문 채 테이블만 응시했다.


 "아들!! 괜찮아, 괜찮아."

 아빠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웃어 보이며 아들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끝까지 들이밀어 가까이 대며  안심시켰다.

 아들이 하얀색 음료를 숨 가쁘게 들이마신다.

 빈 유리잔을 들고 손을 잡은 부자는 다정히 카페를 빠져나갔다.

 아들보다 작은 그 아빠의 뒷모습은 슈퍼맨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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