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보이는 상처는 약이 귀찮다.

-내가 상처를 키운다.

by 코알라


침대에 누워 책을 보다가 화장실 가려 몸을 일으켰다.

오른쪽 발등의 까진 상처에 시선이 갔다.

지난 일요일, 새로 산 샌들을 신고 나갔다가 쓸려서 생긴 상처였다. 살갗이 벗겨지고 빨갛게 달아올라있다.

'아. 약 발라야 되는데.'

잠들기 전, 샤워하다 느낀 강렬한 따가움이 다시 한번 상처를 상기시켰지만 바디로션만 바르고 잠이 들어버렸다.


월요일, 운동하는 내내 양말면에 대이는 벗겨진 살갗이 따끔따끔하게 쓰려 '오늘은 꼭 약 발라야지.'라고 생각했다.

다른 일들에 밀리고 밀려 잊혀버린 상처엔 그날도 약을 바르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스스로의 힘으로 아문 듯하나 여전히 자극을 받으면 쓰라린 상처가 다시 내 눈에 띄었지만 그렇다고 서둘러 약을 발라 상처를 낫게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나만 보이는 상처는 약이 귀찮다.

나만 느끼는 상처는 참아버린다.

나는 그렇게 상처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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