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서야 경제적 자유를 꿈꾸다.
그래. 난 어떤 시련이 닥쳐도 이겨낼 것이다. 수많은 무시를 당해도, 그로 인해 모멸감을 느껴도 난 모두 참고 감내할 것이다. 때가 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하지만 때가 되면 내가 원하는 삶을 살 것이다. 하기 싫은 일은 안 하고, 보기 싫은 인간은 보지 않을 것이다. 지금 당장은 충분한 돈과 실력이 갖춰질 때까지 현실을 버티어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내가 바라는 것은 다음과 같다.
나만의 작업공간에서 라디오를 들으며 작업에 몰두하고 그 결과물로 돈을 벌고 사업을 키워 나가는 것이다. 그 와중에 요가나 태극권을 배우며 삶의 균형을 이루고 싶다. 또한 차(tea)와 식물을 취미로 삼아 즐길 것이다.
내 바람이 이루어진다면 그다음엔 내 공간을 꾸미고 싶다. 우선 시계를 수집할 것이다. 롤렉스나 랑에, 까르띠에 정도.. 그리고 근사한 하이파이 오디오룸을 만들 것이다. 스피커의 자성이 미치지 않는 곳에 시계 보관함을 두고, 난 안락한 의자에 반쯤 누워 스툴에 발을 걸치고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시계를 감상하겠지..
허세든, 망상이든 상관없다. 내 욕망이 그렇다는 것이고 내 욕망에 충실하고 싶다. 그동안 저 포도는 실 것이라는 비겁한 눈가림으로 포도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성공하지 못할 것 같은 자기 불신으로 내 욕망을 숨기고 회피했다. 하지만 이젠 내가 저 위에 있는 포도를 따먹지 못할 이유가 단 한 가지도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애초에 방해물 따위는 없었다. 마흔에서야 난 포도가 먹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