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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O Nov 28. 2021

신 포도

마흔에서야 경제적 자유를 꿈꾸다.

그래.  어떤 시련이 닥쳐도 이겨낼 것이다. 수많은 무시를 당해도, 그로 인해 모멸감을 느껴도  모두 참고 감내할 것이다. 때가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


하지만 때가 되면 내가 원하는 삶을  것이다. 하기 싫은 일은  하고, 보기 싫은 인간은 보지 않을 이다. 지금 당장은 충분한 돈과 실력이 갖춰질 때까지 현실을 버티어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내가 바라는 것은 다음과 같다. ​


나만의 작업공간에서 라디오를 들으며 작업에 몰두하고  결과물로 돈을 벌고 사업을 키워 나가는 것이다. 그 와중에 요가나 태극권을 배우며 삶의 균형을 이루고 싶다. 또한 (tea) 식물을 취미로 삼아 즐길 것이다.​


 바람이 이루어진다면 그다음엔  공간을 꾸미고 싶다. 우선 시계를 수집할 것이다. 롤렉스나 랑에, 까르띠에 정도.. 그리고 근사한 하이파이 오디오룸을 만들 것이다. 스피커의 자성이 미치지 않는 곳에 시계 보관함을 두고,  안락한 의자에 반쯤 누워 스툴에 발을 걸치고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시계를 감상하겠지..​


허세든, 망상이든 상관없다. 내 욕망이 그렇다는 것이고 내 욕망에 충실하고 싶다. 그동안 저 포도는 실 것이라는 비겁한 눈가림으로 포도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성공하지 못할 것 같은 자기 불신으로 내 욕망을 숨기고 회피했다. 하지만 이젠 내가 저 위에 있는 포도를 따먹지 못할 이유가 단 한 가지도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애초에 방해물 따위는 없었다. 마흔에서야 난 포도가 먹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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