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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O Nov 28. 2021

여전히 대충 걸치고 있는 꼴이라니..

28과 1/2

 오늘 충동적이지만, 결론을 내렸다.

 

오늘 지하철을 탔다. 아마 복정역을 지나기 전이였던 같다.  여성분이 정장을 입고 힘들어 보이는 걸음을 뚜벅뚜벅 옮기고 있었다. 사실  뚱뚱하고, 홀쭉하고, 그런 것에 편견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옷은 각자의 매력을 느끼게끔 입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성분에게 정장은 어울리지 않았다. 뱃살은 그대로 노출되고, 옷은 몸에  맞는지 움직임이 매우 힘들어 보였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내가 입고 있는 옷을 생각하게 됐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에게 어울리고 과연 맞는 옷인가? 지금 당장 급하니까, 알몸으로 있으려니 쪽팔리니까, 그래서 대충  몸에 어울리지도, 잘 맞지도 않는 옷을 입고선 ‘일단 옷은 입었으니 다행이다’라며 스스로 위안을 삼고 있는  아닌지..

 

사실 지금 입고 있는 옷이 편하지 않고, 오래 입을  없다는 판단이 들기 때문에 이런 회의가 드는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옷을 되도록이면 미련 없이 화끈하벗어버리고, 현실 속의 나란 사람에게 어울리는 옷을 골라 입자는 것이다. 물론 이전과 같이 똑같은 실수를 해서는  된다. 물론 과거의 시행착오를 통해 나에게 어떤 옷이 어울리는지 알게  건지도 모른다.


 이번에 내게 어울리는 옷을 구입하기 위해 철저한 사전조사를  것이고,  옷을  충분히   있는 조건을 갖출 것이다. 그리고  옷을 입었을 , 거울에  모습이 어떻게 비칠지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해야 한다.  이상은 시행착오는 없다. 아직 조급하지는 않지만,  이상 시간을 낭비했다간 백화점 쇼핑시간이 끝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평생 입을 옷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내가 봐 둔 옷이   있다. 일단  옷에 대해 알아보고, 내게 어울릴지 확신이 들 때까지 거울 속에 끊임없이 비춰볼 것이다. 이런 과정은 벌써 끝마치고 사회에 나왔어야 하는 거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라는 말처럼 지금이라도 해야 한다. 설령 지금 내가 다시 구입할  옷이 수명을  한다고 해도, 그때쯤이면  또 다른 새로운 옷을 구입할 안목과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은 나의 순진한 계획일 뿐이다. 하지만 적어도 앞으로는 섣불리 옷을 사고 후회할 일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믿는다.

 

충동적이지만 이것이 나의 결론이다.


이상과 환상은 현실이 아니다. 누군가는 이상을 현실로 만들어 보라고 하는데,  '혁명가' '몽상가' 아니다. 이상과 현실은 별개이다.  철저히 지금, 현실에서 옷을 골라야 한다. 환상 속의 옷은 그저 하나의 허상이며, 절대 입을  없는 상상 속의 옷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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