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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O Jun 09. 2022

수평적 성장

[중간점검] 9번의 입찰을 하고 나서…

초보 산악인이 산을 오를 때, 정상에 언제 도착할지 알지 못한다. 초행길이고 묵묵히 한 발, 한 발. 땅 밑만 보고 걷는다. 한참 걸은 거 같은데 정상은 보일 생각을 안 한다. 오르막을 한참 오르다 보면 정신이 희미해진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멘탈을 부여잡고 다시 오른다. 오르막길을 한참 오르니 이젠 평지 코스가 나온다. 평지를 따라 또 걷는다. 능선을 따라 평지가 계속 이어진다. 이때쯤 또 이런 생각이 든다.


길을 잘못 들은 거 아닌가? 왜 계속 평지지? 정상으로 빨리 올라가야 하는데 뭔가 잘못된 것만 같아 지도를 보고 나침반을 열심히 돌려본다.


그때 어디선가 전문 산악인이 불쑥 나타나 멀뚱히 서서 지도를 보는 나에게 한마디 툭 던진다. “거의 다 왔어요. 조금만 더 힘내세요.”하곤 앞질러 가버린다. 발걸음이 얼마나 힘차고 굳센지 뚜벅뚜벅 금세 뒷모습이 사라졌다. 마치 산신령처럼 홀연히 나타났다 사라진 느낌이다.


어찌 됐든 그 말을 믿고 난 지도를 가방에 쑤셔 넣고 다시 걷는다. 불안 속에서 ‘거의 다 왔어’라고 중얼거리며 계속 걷는다.

-


올해 2022년 2월부터 지금 6월 7일까지,

약 4~5 개월의 기간 동안,

총 9번 입찰했고, 그중 4번이 대리입찰이었다.


결과는 모두 패찰!​


형은 대리입찰 포기를 선언하고 이미 나가 떨어졌다.

진퇴양난이다.

쉽게 봤는데, 현실은 녹록지 않다. ​


시간과 에너지를 계속 투입한다고 그에 비례하여 정직하게 낙찰이 되는 것이 아니다. 운도 따라야 한다. 똑같이 시작해도 각자의 속도는 다르다. ​


분명한 것은 ‘여기서 멈추면, 변화는 없다’는 것이다.

변화는 작지만 지속적인 힘에서 나온다.

고로 멈추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오늘부터 내 좌우명은 水滴穿石 (수적천석)이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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