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점검] 9번의 입찰을 하고 나서…
초보 산악인이 산을 오를 때, 정상에 언제 도착할지 알지 못한다. 초행길이고 묵묵히 한 발, 한 발. 땅 밑만 보고 걷는다. 한참 걸은 거 같은데 정상은 보일 생각을 안 한다. 오르막을 한참 오르다 보면 정신이 희미해진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멘탈을 부여잡고 다시 오른다. 오르막길을 한참 오르니 이젠 평지 코스가 나온다. 평지를 따라 또 걷는다. 능선을 따라 평지가 계속 이어진다. 이때쯤 또 이런 생각이 든다.
길을 잘못 들은 거 아닌가? 왜 계속 평지지? 정상으로 빨리 올라가야 하는데 뭔가 잘못된 것만 같아 지도를 보고 나침반을 열심히 돌려본다.
그때 어디선가 전문 산악인이 불쑥 나타나 멀뚱히 서서 지도를 보는 나에게 한마디 툭 던진다. “거의 다 왔어요. 조금만 더 힘내세요.”하곤 앞질러 가버린다. 발걸음이 얼마나 힘차고 굳센지 뚜벅뚜벅 금세 뒷모습이 사라졌다. 마치 산신령처럼 홀연히 나타났다 사라진 느낌이다.
어찌 됐든 그 말을 믿고 난 지도를 가방에 쑤셔 넣고 다시 걷는다. 불안 속에서 ‘거의 다 왔어’라고 중얼거리며 계속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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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22년 2월부터 지금 6월 7일까지,
약 4~5 개월의 기간 동안,
총 9번 입찰했고, 그중 4번이 대리입찰이었다.
결과는 모두 패찰!
형은 대리입찰 포기를 선언하고 이미 나가 떨어졌다.
진퇴양난이다.
쉽게 봤는데,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시간과 에너지를 계속 투입한다고 그에 비례하여 정직하게 낙찰이 되는 것이 아니다. 운도 따라야 한다. 똑같이 시작해도 각자의 속도는 다르다.
분명한 것은 ‘여기서 멈추면, 변화는 없다’는 것이다.
변화는 작지만 지속적인 힘에서 나온다.
고로 멈추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오늘부터 내 좌우명은 水滴穿石 (수적천석)이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