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 35mm, 찬란했던 그 여름 그리고 나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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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봉수

PS. 안녕하세요! 나트랑의 색감을 담은 필름을 끝으로 각별한 애정을 담았던 4개 카테고리 (생각/공간/일상/필름)의 ‘정리 시리즈’를 마치고자 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의 즐거움 그리고 그 깊이를 천천히 알아가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찾아왔던 것 같습니다.


"작지만 확실한 실감이 이 곳에 있다. 글을 쓸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물론 이 ‘실감’이라는 것은 실체가 아닙니다. 그래서 가끔은 제 손안에 있기도 하지만 때로는 저 멀리 날아가 버리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조금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확신의 영역까지는 이르지 못한 찰나의 감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작지만 확실하게 찾아왔던 이 실감을 조심스럽게 제 안에 넣어두고 걸음을 다시 옮기고자 합니다. 말하고 싶었던 내용을 단순히 발산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길게 그리고 천천히 전달하는 그런 글을 써보고 싶습니다.

아무쪼록, 제가 사랑한 4개의 카테고리를 읽어주시고 때로는 너무나 따듯한 댓글을 선물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글을 써 내려가면서 전달하고자 했던 그날의 색감이 온전하게 느껴졌기를 바라면서 마지막 필름을 씁니다.




[나트랑 ; Nha Trang] Lomography Simple use color + Agfa 35mm negative film

[a. '미놀타(Minolta)' 필름 카메라가 고장이 나면서 급하게 구한 '로모그래피 심플 유즈 (Lomograhy Simple use)' 카메라. 이름 그대로 정말 간편한 조작으로도 그럴듯한 필름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간단한' 만큼 사진의 그 깊이에도 그런 '심플함'이 묻어있습니다.]


베트남 나트랑은 아직도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여행입니다. 리조트가 너무 좋았던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 안에서 느낀 '자유로움'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혹은 야자수를 살랑이는 바람을 느끼며 시간을 보내는 그런 순간이 자연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자유로움과 자연스러움, 단어가 비슷해서 그 의미도 비슷하게 다가오지만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는 없는 상황이 많습니다. 어디까지나 일상의 우리의 모습에서는요.


아마도 바쁜 회사 생활 그리고 집의 일로 인해 양보를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이렇게 자연스럽게 자유롭고 싶습니다.

[b. 이른 아침, 조용히 밖으로 나와 풍경을 바라보았습니다. 한적함이 묻어나는 그런 공간에 다채롭게 쌓여있는 파란색과 초록색이 너무나 기분 좋게 다가왔습니다. 아무래도 여름휴가의 힘이겠죠? 문을 열어두고 커피 한 잔을 하며 쉬고 싶은 그런 순간입니다.]


도심에서 어느 정도 거리가 있던 ' 아남 (The Anam) 리조트'였는데, 개인적으로 다시 한번 나트랑을 가게 된다면 또 가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특히, 로비 (Lobby)에서 바라보는 잔디밭과 그 끝에 걸린 바다의 모습은 사진으로만 보기에는 아쉬울 정도입니다.

[c. 바다에서 나오는 빛의 세기가 너무나 강해서 필름으로는 담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어서 핸드폰 사진을 찾았지만, 취지에 맞게 필름으로 보여드리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저 끝에는 제가 말씀드린 바다가 있습니다. 한없이 잔잔한 모습으로요.]


그리고 또 하나 좋았던 것은, 아침의 여유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과정, '조식 (Breakfast)'입니다. 호텔이나 리조트에서는 당연한 시작인 조식이라 크게 특별함을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안락한 실내와 목재의 테이블 그리고 창밖으로 보이는 자연, 이런 분위기가 함께 하는 순간이어서 그런지 더 기억에 남습니다.

[d. 이런 느낌입니다.라고 사진을 올리기는 했지만 온전하게 담아내지 못한 것 같아 내심 아쉬움이 크게 남습니다. 안락한 실내와 목재의 테이블 그리고 창밖의 자연은 너무나 적절합니다. 그리고 따로 주문하는 커피 (Vietnam Coffee)가 예술입니다.]

[e. 이렇게 바다를 마주 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선베드 (Sunbed)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즐기면 그것 또한 굉장히 기분이 좋습니다. 아직 아무도 사용하지 않은 타월 (Towel)도 이런 마음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그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누워있기만 하면 됩니다.]


휴양지인 베트남 나트랑이지만, 도심지로 가면 다양한 가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간 쌓인 피로도 풀 겸 마사지를 받으러 갔습니다.


간단하게 물품을 챙기고 나오려는 찰나에 리조트 안으로 들어오는 빛과 반사되는 타일 (Tile) 너무 아름다워서 사진을 한 장 남겼습니다. 아무래도 기분이 좋으면 뭐든 아름다워 보이는 것 같습니다.

[f. 이런 느낌입니다. 좀 잘난 척 같지만, 아름답지 않나요? 필름으로 담지 못했지만 타일의 색은 짙은 파랑 (Deep blue)으로 빛을 반사하면서 보이는 그 대비는 너무나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했습니다. 언젠가 저의 공간에도 이런 타일을 두어야겠다고.]


마사지를 받고 나서 (굉장히 시원했습니다. 그래서 매일을 찾아갔습니다. 마사지 중독자로 알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매일 받고 싶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근처에 있는 바다에 산책을 갔습니다.


산업화가 너무나도 빠르게 진행되는 나트랑을 보니 한 편으로는 아쉽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여기도 거대한 인프라 (Infrastructure)가 들어서면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변하겠구나" 하는 그 정도의 아쉬움입니다.


생활의 질 (Quality)이 올라갈 테니 이는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변화겠지만, 한 명의 관광객으로서는 내심 아쉬운 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g. 해안가를 경계로 들어서는 도로와 건물들은 참 인위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곡선'으로 이루어진 자연과 '직선'으로 이루어진 것의 차이는 크게 느껴집니다. 직선을 무수히 미분을 하면 결국은 완벽한 직선은 없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의 선은 직선인 것 같습니다. 자연이 준 곡선은 신의 선이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즐거웠던 하루를 마치고 리조트로 돌아가는 길에 야자수를 (가장 좋아하는 휴양지의 나무) 보면서 마지막 셔터를 눌렀습니다.


밤이 오면 이제 필름 카메라로 무언가를 담아내기도 어렵고 또 가볍게 쓰려고 사용한 '심플 유즈 필름 카메라'로는 도저히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h. 가장 좋아하는 야자수 그리고 마지막 필름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시는 분들이라면 마지막 롤 그리고 마지막 셔터가 얼마나 소중한지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임에도 불구하고 빛이 적절하게 들어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결과론적으로는 나름 좋아하는 사진이 되었지만 전문가분들의 눈에는 오류가 담긴 사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여름'하면 '나트랑'이 생각이 납니다. 그만큼 저에게 있어서는 여름이 지니는 색감과 가장 잘 어울렸던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흔히 인간은 노후에 대비를 하여 설계가 되었다고 합니다. (뜬금 맞은 과학 이야기죠?) 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고 느끼는 이유도 다 그런 설계라고 합니다.


즉, 우리는 기억의 저장소에 차곡차곡 쌓아둔 추억들을 떠올리면서 '시간이 지남'을 인식을 합니다.


젊을 때는 너무나 많은 기억들이 저장소에 담겨 짧은 하루에도 시간이 지남을 느낍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이 저장소가 점차 점차 감퇴를 하여 기억이 크게 크게 거리를 두고 쌓이게 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 기억과 기억 사이의 ‘시간의 차이’는 더 커집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두 기억의 차이(Gap)에서 '시간이 지났음'을 알게 됩니다.


"저번에 그랬던 것 같은데, 시간이 꽤 빨리 흘렀구나."


이 날의 나트랑도 제 저장소 어딘가에 잘 쌓여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마도 찬란했던 여름으로 남아있을 거라고도 믿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또 다른 찬란한 여름'이 제 기억의 저장소에 쌓여서 나트랑을 잊게 만든다면 슬플 것도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모두 저에게 있어 소중한 기억이겠지만요.


그래서 이렇게 필름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제목을 적었습니다.


"찬란했던 그날의 여름"


이 글의 끝이 조금은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아무쪼록 모든 분들의 기억 저장소에도 다양한 찬란함이 그리고 아름다움이 쌓여가기를 바랍니다.


그 기억과 기억 사이의 시간이 클지라도 적절한 수단으로 이를 남겨둔다면 우리의 추억은 조금 더 풍요로워질 것 같습니다.

[i. 필름 카메라를 들고 뷰파인더 (Viewfinder)를 봅니다. 첫 롤, 첫 셔터보다 더 앞선 것이 바로 대상입니다. 제가 찍고자 하는 그 대상. 그래서 이렇게 남깁니다. 피사체를 바라보는 그 시선과 호흡을 가다듬는 그 손 그리고 빛의 양을 조절하는 그 마음에, 또 다른 찬란함을 기억하려는 누군가의 시간이 담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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