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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붱 Oct 01. 2020

새벽 4시 4분. 쓰고 싶은 글이 떠올랐다.

이번엔 너다


드디어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의 접수가 시작됐다. 7월에 쓴 글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응모할 수 있을까?​>에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이번엔 도저히 접수할 엄두가 안 난다고.’


작년에는 얼마 전 출간한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의 10개 꼭지 글을 엮어 만든 브런치북으로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했고 낙선했다. 그 기획은 당시의 내가 써낼 수 있는 최고의 글이었다. 그것조차 당선이 안됐는데 이 이상 어떤 걸 써야 할지 감이 안 온다는 얘기를 해당 글을 통해 했었는데 이 생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의 접수가 시작되고도 며칠이 더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브런치 작가 몇 분에게 이번에 접수하실 거냐고 물을 때마다 당연히 할 거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너무 좋은 기회이니 꼭 참가할 거라는 그들의 말은 백번 천 번 지당하다. 무명의 신인 작가로서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와 같은 엄청난 공모전을 그냥 흘려보낼 수야 없었다. 자신이 있든 말든 뭐라도 써서 접수하는 것이 글쓰기라는 내가 ‘하고 싶은 일’만으로도 돈을 벌고 싶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해왔던 사람으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이었다. 문제는 도저히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며칠간 씨름하다가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구상했던 내용이긴 한데 목차로 뽑아놓은 내용들이 좀 빈약하고 이렇다 할 매력이 느껴지지 않아 묵혀두고만 있던 기획이었다. 자신은 없었지만 일단 중요 테마에 맞춰 한 두 개씩 글을 썼다. 브런치에는 차마 공개할 자신이 없어서 그냥 혼자 끄적였다. 벌써 3개 정도 글을 썼지만 역시나 이렇다 할 재미도 매력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번엔 당선은 포기하고 참가 자체에 의의를 둬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잠에 들었다. 그런데 오늘 새벽에 갑자기 눈이 떠졌다. 기가 막히게 괜찮은 문장이 떠올라서였다. 손목시계를 봤다. 시간은 새벽 4시 4분. 이대로 잘 것인가 일어나 글을 쓸 것인가. 0.5초간 고민하던 나는 결국 일어났다.


아이패드와 블루투스 키보드를 들고 침실 옆 와실(다다미 방)로 건너온 나는 메모장에 휘갈기듯 몇 편의 글을 썼다. 그렇게 쓴 글은 여전히 서투르고 못나다. 당연한 일이다. 자다 일어나 쓴 글이 물 흐르듯 매끄럽게 나올 리가 없다. 그런데 매력이 있었다. 며칠간 혼자서 끄적인 3개의 글과는 달리 새벽에 일어나 쓴 몇 편의 글들에는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가 느껴졌다. 아무래도 이번엔 이건가 싶다. 과연 내가 써낼 수 있을지 고민되기도 하지만 부족한 내용과 아이디어는 앞으로 부지런히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보완해나가면 된다. 오늘은 10월 1일이고 접수 마감까지는 딱 한 달이 남았다.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접수한 글도 9일 만에 써낸 나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해낼 것이다.




해당 작품은 아마도 접수 마감 직전이 되어야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달 간 바쁘게 달려볼게요!

어느때보다도 넉넉하고 풍성한 한가위 되시길 바랍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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