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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붱 Oct 08. 2020

전자책을 알리는 북튜버

언제 열고 언제 닫을지 모를 '부엉이 책방'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백수라이터 코붱)에서 새로운 코너를 시작했다. 이름하야 ‘부엉이 책방’. 일본에 사는 나는 밀리의 서재의 연간 구독권을 결제하여 전자책으로 한국 책을 자주 읽는데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독서량이 늘었다.


그러면서 느낀 점이 하나 있다. 바로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베스트셀러는 물론 오직 ‘전자책’으로만 출간된 책들 중에서도 생각보다 읽을 만한 책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렇게 수많은 ‘재밌는 책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재밌는 책들을 왜 나는 이제야 만났을까?’


이 재밌는 책들을
 왜 나는 이제야 만났을까?


대한민국의 독서인구가 점차 줄어들고는 있다지만 나는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글 쓰는 백수’의 삶을 살고 있다. 일반적인 사람들과 비교해도 꽤 많은 양의 책을 읽는 나조차도 처음 들어보는 책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 새삼스럽게도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올해 7월, 동료 브런치 작가이신 글맛님께서 발행한 글 <번역료는 왜 안 오를까?>에서 언급한 출판시장 규모와 독서인구 증감률을 보면 우리나라의 출판 시장은 불황이며 독서인구 또한 해를 거듭할수록 급속히 줄어들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불황인 와중에도 책은 꾸준히 나온다. 자고 일어나면 쏟아지는 신간이 체감 상 수십 권은 되는 것 같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줄어드는데, 책은 꾸준히 나온다.’ 바로 이것 때문에 내가 듣도 보도 못했지만 실제로는 너무 좋은 책들이 자꾸만 계속 생기는 게 아닐까? 이러한 생각에 다다르자 나는 좀 슬퍼졌다. 



책 읽는 사람들은 줄지만 책은 꾸준히 나온다



약 3년 간 서점에서 일했고 현재는 인스타그램에서 좋은 책을 추천해주고 계시는 ‘부엉의 책장(@jodsdiary)’님은 이렇게 말했다. 


“매일 같이 정말 좋은 신간이 나오고, 나오자마자 곧바로 묻힌다. 반대로 독서 초보 분들은 어떤 책이 나왔는지조차 몰라 계속 책에서 멀어진다.”


이러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좋은 책을 소개하는 분들이 있다. 꽤 많다. 그런데 ‘전자책’을 소개해주는 분은 아직 못 봤다. (혹시 있는데 내가 모르는 걸지도. 만약 진짜 그런 거라면 그건 그것대로 슬플 것 같다.)


요즘은 종이책 출간과 동시에 전자책을 함께 출간하는 경우도 있고, (대표적으로 강원국 작가님의 신작, ‘나는 말하듯이 쓴다.’가 있다.) 이번에 내가 낸 두 번째 책처럼 아예 전자책으로‘만’ 출간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전자책은 종이책이 출간되고 최소 한 달 내지 두 달여 정도가 지나서 출간되는 것이 정석이다. 그리고 그때쯤 되면 이 책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책이 출간됐을 당시와 비교하면 말도 못하게 낮아져 있을 것이다.


출간된 지 두 달이 지났는데 그 책이 베스트셀러에 진입하지 못했다면 높은 확률로 해당 책은 서점의 ‘서가(책장)’에 들어가게 된다. 이때부터 그 책은 오직 저자와 출판사의 SNS를 통해서만 주로 알려진다. 그리고 바로 이때부터 그 책은 점점 묻히기 시작한다. 


책의 저자가 수만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엄청난 인플루언서이거나 홍보 능력이 출중한 출판사가 아니고서야 해당 책이 오랜 시간 시장에서 살아남아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읽히고 관심받을 일은 많지 않다. 그렇게 하루 이틀씩 점점 잊히던 책들이 ‘전자책’으로 나온다. 


나라도 나서서 알려야겠다.


나는 이러한 전자책의 ‘탄생과정’이 너무나 가슴 아팠다. 그래서 나라도 나서서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중들의 관심에서는 다소 멀어졌지만 그래도 너무 좋은 책들이 이대로 그냥 묻히는 상황을 그냥 두고만 볼 수 없었다.


비록 매주 토요일 밤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씩 진행하는 부엉이 상담소의 ‘코너 속의 코너’로서 꼽사리 껴 진행하는 형태긴 하지만 이렇게라도 전자책으로 출간된, 그대로 소리 소문도 없이 잊힐 뻔했던 양질의 책들을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글을 쓰고 책을 쓰는 모든 사람들이 인플루언서가 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정신 사납게 이런저런 SNS 활동을 하지 않고 오직 ‘글쓰기’ 하나에만 집중했을 때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가능성이 좀 더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요즘 정체성의 혼란을 좀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전자책을 알리자고 마음먹게 된 것은 그것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싶은 작가이자 동시에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라는 SNS 채널을 이미 활발히 운영 중인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언제 열고 언제 닫을지 모를’이라는 부제가 붙긴 했지만 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이어가 보려 한다. 이것 때문에 내 글을 쓰는 시간이 줄어든다 해도 좋은 책을 발견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땐 내게도 가장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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