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어젯밤 한국에서 주문한 종이책이 도착했다. 새로 기획 중인 책에 도움이 될 만한 종이책을 몇 권 산 것이다. 그리고 내 네이버 페이는 0원이 되었다.
반년 전쯤, 그 당시 열을 올리고 있던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내 채널에 창작 지원금을 주었다. 비록 현금이 아닌 네이버 페이로 받았지만 오로지 나 혼자서 기획하고 제작한 콘텐츠로 수익을 얻은 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기에 무척 기뻤다. 그렇게 받은 네이버 페이로 지금까지 약 반년 간 열심히 책을 샀던 것이다.
사실 네이버 페이는 이래저래 활용도가 높다. 네이버 페이는 네이버에서 쇼핑을 할 때 현금처럼 사용할 수가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책이 아닌 전자제품이나 옷 같은 좀 더 실용적인(?) 것들도 충분히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나는 그렇게 받은 지원금 중 대부분을 책 사는데 쏟아부었다.
남편은 내게 말했다. 아깝지 않으냐고. 나는 남편에게 ‘아니라고’ 즉답하지는 못했다. 솔직히 말해서 이 세상엔 책 이외에도 재미나고 신기한 것들이 넘쳐흐르니까. 하지만 만약 반년 전으로 돌아간다 해도 나는 비슷한 선택을 할 것 같다. 아직까지는 책보다도 더 재밌고 내게 도움되는 물건을 발견하지 못했으므로.
책은 이미 사양 산업이라고 한다. 언론을 통해 종종 공개되는 대한민국 국민의 1년 독서량 수치를 보면 실제로 그런 것 같긴 하다.
그런데 나는 아직 책이 좋다. 남의 책을 읽는 것도 좋고 내 책을 만드는 것도 좋다. 이러다 언젠가 남의 책도 내가 만들어보겠다며 직접 출판업계에 뛰어들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말해서 어느 정도는 생각 중이다.
물론 당장은 어렵다. 그럴 자금도 없고 능력도 부족하다. 하지만 10년이 됐든 20년이 됐든 시간이 지나서도 하고 싶은 일 하나쯤 마음속에 품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뤄지든 말든 그런 소망 하나쯤 간직하며 사는 인생이 아무런 기대도 설렘도 없이 사는 인생보다는 더 재밌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