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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붱 Feb 01. 2023

일본 시골의 교통 클라쓰

일본 생활 기록부


요즘 통 입맛이 없다.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뭘 먹어도 맛있게 먹는 것 같지도 않다. 그런데 지난주 주말. 느지막하게 일어나 아침을 건너 띤 남편이 내게 점심으로 뭐 먹고 싶냐고 물어봤을 때 유일하게 생각나는 것이 하나 있었다.


햄버거


사실 나는 햄버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임신하기 전부터 운동을 꾸준히 해왔던 탓에 햄버거처럼 칼로리 높고 기름진 음식은 개인적으로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따라 유독 햄버거가 땡겼다. 임신을 하면 입맛이 바뀐다더니. 혹시 그런 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기름진 육즙이 가득한 패티에 양상추와 토마토 슬라이스가 겹겹이 쌓인 햄버거를 한 입 베어 물고 싶다는 생각이 도저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맥도널드가 걸어서 얼마나 걸리지?”


구글맵을 켰다. 걸어서 25분. 우리 집 근처에 유일하게 있는 패스트푸드점, 맥도널드까지 우리는 최소 25분을 걸어야 했다. 그것도 햇빛조차 뜨지 않은, 비인지 눈인지 알 수 없는 무언가를 품은 구름이 촘촘히 하늘을 덮은 날에.


걸어서 25분 거리라. 한국에서 살았을 땐 절대 걸어서 가고 싶지 않았을 거리다. 애초에 한국에선 그 정도 떨어진 데라면 그냥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탔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여기는 일본. 최소 버스 비용만 250엔이 넘고, 택시 한 번을 타면 5분에 1,000엔이 우습게 나가는 나라였다.


이런 데서 살다 보면 가장 아깝고 비싸게 느껴지는 건 바로 이런 교통비다. 아낄 수 있다면 아끼고 보자. 아무리 내가 임신 중이고 그래서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다곤 해도 아직 임신 5개월 차다. 벌써부터 힘들다고 하면 안 된다, 이제 안정기에도 접어들었으니까 가만히 있는 것보단 움직이는 게 나와 아기에게도 좋을 것이다,라고 스스로에게 암시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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