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독가 한희정 Oct 05. 2023

참 아름다운 그녀

오래간만에 유튜브에 안도현 작가님의 연어 낭독을 업로드하였다. 그런데 옆에 떠 있는 다른 유튜브들을 보면서 미완성인 채 서랍에 넣어 둔 글 하나가 생각났다.



생각만 해도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참 예쁜 사람이다.


이름이 좀 우습지만 ‘울산아무튼만남’이라는 톡방에서였다. 지난달 K샘이 노래 한 곡을 들어보라고 올렸다. 출산을 앞둔 작은 딸이 자작곡 한 노래라고 했다. 별 기대 없이 듣기 시작했는데 전주부터 너무 좋았다. 듣는 내내 너무 아름다워 가슴이 뭉클해져 눈물을 글썽였다.


나밖에 모르는 내가 널 사랑할 수 있을까?

내 맘 하나 다루지 못하는 내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


https://youtu.be/UYLwh0 siLms? si=xaVVxSA7 SbPfI1 SF


큰 아이 출산할 때의 학생시절이 떠올랐다. 부끄러웠다. 나의 모습과는 비교되었다. 유학시절, 아이가 생겼기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나는 아이보다는 졸업 걱정을 더 했던 것 같다. 그 당시 나의 기도제목이 제발 학기가 끝나고 아이를 낳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도 늘 말했다.


“엄마, 학기말 시험 다 끝나고 만나자.”


우습지만, 기도의 응답을 받아 큰 아이는 학기의 마지막 시험을 치른 날 저녁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


지현 님에 비하면 나는 참 이기적인 엄마였다. 물론 몸이 좋지 않아 육아와 공부를 병행할 수도 없었지만, 출산 후 큰 아이를 한국에 계신 엄마에게 보냈다. 두 살이 되어서야 아이는 미국으로 돌아왔다. 할머니를 졸졸 따라다니며 엄마라도 부르는 아이를 보고 마음이 아팠었다. 준 것 없이 엄마라는 소리를 듣고 싶었던 거다. 엄마가 한국으로 돌아간 후도 온전히 내가 돌볼 수 없는 상황이라 여러 베이비 시터와 유치원의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키웠다.


지현 님은 나보다도 훨씬 나이도 어린 사람이지만 어른스럽다. 존경스럽다. 소중한 한 아이를 기다리는 마음이 너무 예뻐서 안아주고 싶다. 얼마 전 건강한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고 한다. 누구보다도 좋은 엄마가 될 것이다.




참! ‘울산아무튼만남’은 지난여름 한국에 있을 때 계획에 없던 울산여행을 함께 하면서 끈끈한 사이가 되어버린 낭독지기 선생님들과 소통하는 방입니다.


늘 지현 님 가정에 축복이 깃드시길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4천 년에 태어났다는 울 엄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